[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마인드레이'(Mindray)란 브랜드로 해외에서 알려진 중국 의료기기 업체 매서의료(邁瑞醫療). 매서의료(300760.SZ)는 초음파 기기부터 체외진단기, 최첨단 MRI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종합 의료기기 기업이다. 최근 이 업체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혜기업으로 꼽히며 투자 기관들의 기업탐방 '러브콜'을 받고 있다.
경제 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매서의료는 증권사, 사모펀드업체, 해외 기관 등 총 364개 투자 기관의 기업탐방 요청을 접수했다. 최근 한 주간 상장사 중 최고 요청 건수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도 매서의료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여파에 해외 자금 유출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도 2월 한달간 23억 4000만 위안의 북상자금(北上資金, 홍콩을 통한 A주 투자금)이 들어왔고, 해외 자금 유입 상위 5위 종목으로 조사됐다.
[사진=바이두] |
매서의료의 실적은 매년 두자릿 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매출은 동기 대비 20.38% 늘어난 165억 5600만 위안(약 2조 79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순이익은 전년비 25.85% 증가한 46억 8100만 위안(약 7910억원)에 달했다.
최근엔 코로나19 여파로 의료기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매서의료는 지난 2월 2주 동안 우한의 응급병원인 훠선산(火神山), 레이선산(雷神山)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의료기관에 3만 5000대의 의료기기를 공급했다.
주가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들어 매서의료의 주가는 33.57%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의료기기 대장주'에 대한 기대감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 M&A와 R&D 투자로 경쟁력 확보, 글로벌 의료기업으로 도약
물리학자 출신 창업자 리시팅(李西廷)은 1991년 선전에서 매서의료를 설립했다. 창업 초창기 자금 부족으로 선전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매서의료의 '데뷔작'은 혈중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환자 모니터링 장비. 제조 과정에서도 선전시의 도움을 받아 500만 위안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매서의료는 잇달아 자본유치에 성공하며 제품군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1990년대 중반 매서의료는 미국 벤처 캐피털 업체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환자 모니터링 장치, 초음파 장비, 체외진단기 등 3대 제품군을 주력 상품으로 삼아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해 나갔다.
2000년대 들어 해외 진출도 본격화했다. 매서의료가 독자 개발한 환자 모니터링 장비는 미국 등 선진국 업체와 기술력면에서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2006년 매서의료의 뉴욕 상장거래소 상장은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는 기폭제가 됐다. 현재 매서의료는 전세계 190여개 국가에 의료기기를 수출하고 있고, 30여 개 국가에 자회사를 운영중이다. 매출의 절반 정도가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술력 확보를 위한 R&D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2006년 이후 매서의료는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해왔다. 이와 함께 해외 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첨단 기술 및 유통망 확보에도 성공했다.
환자감시장치(Patient Monitors) 분야에 특화된 미국 업체 데이터스코프(Datascope)가 첫번째 M&A 대상이었다. 2008년 데이터스코프 인수를 계기로 미국 시장에서 유통 판로를 확보하게 됐다. 그 후 2013년 미국의 의료기기업체 조나래(zonare)를 인수하면서 선진적인 이미징 기술 등 초음파 진단 기기 분야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주력상품 분야에서 시장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매서의료는 2018년 기준 필립스,GE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을 따돌리고 중국 환자감시장치(Patient Monitors) 시장에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3위에 등극했다. 중국 내 체외 진단기기의 하나인 혈액 검사 시장에선 2위를 기록했다.
한편 몸집을 키운 매서의료는 중국 본토 거래소 복귀를 선택했다. 2016년 개인 기업화를 통해 뉴욕 거래소 상장을 철폐한 후, 매서의료는 지난 2018년 10월 창업판(創業板) 거래소에 재상장됐다. 뉴욕 거래소 시절 200억 위안(약 3조 4000억원) 규모의 시총 규모는 상장 2년 만에 15배 늘어난 2954억 위안(약 49조원, 3월 2일 기준)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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