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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선] 슈퍼화요일: 샌더스냐 바이든이냐...블룸버그가 변수

기사등록 : 2020-03-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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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 최대 이벤트 '슈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 경선구도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냐를 두고 요동치고 있다.

애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과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이 경선 레이스를 포기하면서 바이든을 지지하고 있다. 비록 엘리지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도전하고 있지만 샌더스를 한편으로 중도파가 집결하는 양상이다.

수퍼화요일에 처음 경선에 참가하는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의 행보도 관건이다. 그는 중도 하차하면서 바이든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지만 경선레이스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6월까지 혼선이 빚어지면서 샌더스가 덕을 보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등에 따르면 3일 '수퍼화요일' 이브를 맞아 텍사스의 민주당 비토 오루크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클로버샤와 부티지지에 이어 바이든 지지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오루크는 "내일 3월3일 나는 조 바이든에게 한표 던지겠다"면서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루크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일찌감치 하차했지만 텍사스에서 민주당원에 대한 영향력은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된다.

텍사스의 선거대의원수는 228명으로 미국 전체에서는 캘리포니아 415, 뉴욕의 274명 다음이고 수퍼 화요일 투표주 중에서는 캘리포니아 다음이다. 뉴욕주는 오는 4월28일에 투표한다.

오루크는 2018년 11월 중간선거 당시 전통적으로 공화당 우세지역인 텍사스에서 공화당 거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맞서 접전을 벌였던 텍사스에서는 영향력이 큰 민주당 정치가다.

◆ 중도파 결집..."샌더스를 멈춰 세워라"

NYT는 이날 민주당 내 중도주자로 분류되는 클로버샤가 경선포기를 보도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38세 젊은 중도주자이며 아이오와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부티지지도 경선을 포기했다.

스스로 중도를 표방하진 않았지만 중도 성향 민주당 지지자들의 일부 지지를 얻어온 사업가 출신 톰 스테이어 후보도 지난달 29일 경선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그간 워런이 있긴 하지만 민주당 진보 표심은 샌더스에게 집중되는 데 비해 중도 표심은 여러 후보에게 분산되는 모습이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난 2월28일 UC버클리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 25%가 샌더스, 21% 마이클 블룸버그, 12% 부티지지, 10% 바이든, 7% 클로버샤를 지지했다.

이제 샌더스를 한편으로 다른 한편에 누가 서느냐 문제로 구도가 변했다.

선거전문매체'파이브서티에잇'(538)이 취합한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샌더스가 28.8%로 1위를 달리고, 바이든이 16.7%로 2위지만 샌더스가 두 자릿수 격차를 보이며 앞선다.

특히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패하는 결과가 대부분이다. 여기다 블룸버그가 슈퍼화요일에 처음 경선에 참여하면서 중도표를 나눠가져야하는 상황이다.

과연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48.4%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이든이 그 기세를 모아 샌더스를 멈춰 세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선에서 하차한 주자들의 표심을 모두 흡수하기 쉽지 않다. 특히 부티지지가 선거운동 기간 '새로운 세대 리더십'을 내세워온 만큼, 그 지지층이 고령에 기성 정치인 이미지가 강한 바이든을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이미 2016년 대선에서 기성 정치인 이미지를 가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후보로 내세웠다가 패배한 전적이 있다. 바이든의 이미지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새너제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아내와 함께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유세장에 도착했다. 2020.03.01

◆ 샌더스, 민주당 선택 폭 좁히며 기회 잡을까

샌더스는 이미 네바다주 코커스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민주당 중도파들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계기로 중도집결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블룸버그 변수로 인해 샌더스가 여전히 유리한 입장이다.

샌더스의 독주를 두려워하는 민주당 중도파들은 샌더스 의원의 극좌 플랫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결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경합 지역에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다른 선출직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샌더스는 경선주자들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공약을 내걸고 있다. '부유세' 도입과 전 국민의 공공의료보험제도 등이다.

소득세를 보면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39.6%였던 최고 소득세율을 37%로 낮췄다. 현재 민주당 경선 주자 바이든과 마이클 블룸버그 등은 39.6% 원상복구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샌더스는 정확한 세율을 제시하진 않았으나 지난 2016년 민주당 경선 때 최고 소득세율 52%를 공언한 바 있다. 고소득자에 대한 세수 확충으로 건강보험과 교육, 주거 등 복지와 기후 대응에 쓰겠다는 것이 샌더스의 계획이다.

샌더스는 텍사스 유세에서 "우리는 이제야 다세대, 다민족의 연합을 시작했다. 이 연합세력이 네바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휩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빈부격차 문제가 4년 전에 비해서 더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샌더스가 민주당의 선택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6년 대선때 도널드 트럼프도 지난 몇십년간 지속된 부익부 빈익빈 추세를 바꾸어 놓겠다는 공약을 했다. 4년이 지난 빈부격차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 최근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임금도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지만 부의 편재는 더 심해진 것이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연두교서)에서, 트럼프는 중간소득 수준에 대해서만 언급하면서 자기의 공을 추켜세웠지만 정작 양쪽 끝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중간소득 수준은 빈부격차에서 아무것도 나타내지 못한다.

미국 의회예산처의 자료를 보면, 미국 상위 10%기준으로 1979년의 7.5%가 2016년에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감세정책 등으로 12.5%로 올라갔고 2021년에는 13.4%로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CBS뉴스는 2017년 미국에서 상위 1%의 부자에 속하려면 연간 51만5371달러를 벌어야 하고 이는 2016년보다 7.2% 올라간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세제혜택이 빈부격차를 더 가져와 미국 내 빈부격차의 폭이 5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용사정의 개선이 소비심리를 북돋우면서 트럼프는 재선의 꿈을 키우고 있다. 실제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T는 "여러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최근 고용시장이 좋아진 것에서 트럼프는 많은 덕을 보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2018년의 퓨리서치 조사결과를 활용할 것이다. "33%만이 오늘날 어린이들이 자신들보다 잘 살게될 것" 2017년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비율이 37%였다. 1년사이에 대폭 줄어든 것이다.

실업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소득불평등 문제를 지금 다루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FT는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 본선 결과는 빈부격차 문제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한국영화 '기생충'이 미국 사회와 정치권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CNBC등은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계급갈등을 다룬 이 영화의 주제가 극심한 빈부격차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에게 쉽게 전달될 뿐만 아니라 올해 대선의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특히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해 이들의 경제적 불안감을 활용했다" 지적했다.

◆ 블룸버그가 '중도결집'의 결정 변수

변수는 5억달러(약 6000억원)라는 천문학적 선거자금을 쏟아부으며 수퍼화요일에 첫 경선을 치르는 억만장자 블룸버그다.

수퍼화요일에 처음 경선에 참가하는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의 행보도 관건이다. 그는 중도 하차하면서 바이든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지만 경선레이스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6월까지 혼선이 빚어지면서 샌더스가 덕을 보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4년전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 주류세력과 같은 양상이 빚어질 가능성이다. 당시 공화당 주류세력은 그들과 거리가 멀었던 도날드 트럼프 후보가 '설마 대통령이 되겠느냐'고 일찍부터 단정짓고, 자신들이 지지하던 테드 크루즈 후보나 존 케이식 후보를 단일화하는 데 무관심했다. 결과는 공화당이 '중도보수'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트럼프 임기 내내 거수기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전략가 마이클 스틸은 "민주당 후보들의 합종연횡이 실제 성공할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민주당이 지키려는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눈여겨 볼 것은 블룸버그의 예상을 벗어나는공약이다. 세계적 금융정보·미디어 그룹인 블룸버그통신을 창업해 막대한 부를 창출한 블룸버그는 월스트리트 금융권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어온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그는 예상외로 월가의 금융규제에 대한 공약을 내놨다. 공약 내용을 보면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금융거래세 0.1%와 거래속도 제한이다. 금융거래세의 목적은 부의 불평등 완화이고, 또 거래속도 제한은 시장의 약탈적인 거래로 인한 불안정을 제거하겠다는 내용이다. 금융거래세는 주식과 채권 등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된다.

또 은행의 고위험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룰'(Volcker rule)과 미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을 비롯한 각종 금융규제 기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있다. 불커룰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오바마 행정부때 도입한 것으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완화했다.

블룸버그는 성명에서 "금융 시스템이 대부분의 미국인을 위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증시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정작 그 대부분은 소수에게 돌아가고 우리 경제는 여전히 우리 가정과 이웃을 파탄낸 2008년 같은 쇼크에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룸버그가 자신의 뿌리 격인 월스트리트와 거리를 두면서 민주당의 풀뿌리 기반인 학생층과 소수자 진영을 대변하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공약을 내는 블룸버그가 과연 바이든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경선을 포기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번 수퍼화요일 이후 최대 변수는 블룸버그의 행보인 것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2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연설 도중 지지자들이 환호하자 미소를 짓고 있다. 2020.03.01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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