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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전쟁에서 생산투쟁으로... 중국 코로나19 어떻게 이겼나

기사등록 : 2020-03-0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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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친구가 4일 오전 일찍 위챗으로 중국 신문에 나온 기사 URL을 보내왔다. 기사에는 마스크를 사러 거리에 나온 한국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매체 인터뷰 사진이 들어 있었다. 이 친구는 또 전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가 516명 발생해 누적 확진이 5300명을 넘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중국에선 요즘 한국 코로나19 환자 급증 소식이 초미의 관심거리다. 한 현지 매체는 3월 3일 기준 한국의 확진 환자가 중국 외 세계 전체의 47%에 달하고, 한국의 인구 대비 발병률도 중국의 2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의 면적과 인구가 저장성과 비슷한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저장성의 4배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신규 확진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반면 중국은 코로나19가 거의 통제권에 접어든 분위기다. 인구 1400만 명의 우한시 114명을 뺄 경우 3일 전국 신규 환자는 5명에 머물렀다. 우한 외의 중국 타지역 확진자는 벌써 6일째 10명 내외에 그치고 있다. 신규 의심 환자 증가세도 둔화하는 등 코로나19는 확실한 소멸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이 이처럼 진정국면에 들어선 것은 2월 4일(3887명) 신규 확진 환자 발생이 절정에 달한 뒤 꼭 한달만이다. 한 때 통계 집계방식이 바뀌면서 다소 숫자가 늘기는 했지만 신규 확진 환자는 2000명대, 1000명대로 계속 급감 추세를 보였다. 2월 19일에는 세자리에 들어선 뒤 3월 2일엔 100명 초반대 까지 줄었다. 중국이 '코로나 마스크'를 벗을 때가 임박해 오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통제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선 전시에 준하는 도시 봉쇄와 자가격리 등 주민활동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 재난 극복을 위해 국민들은 힘을 합쳤다. 식당과 영화관을 비롯해 모든 서비스 업소들이 철시했고 주민들은 솔선해서 자가격리를 실천에 옮겼다.

1월 23일 우한 봉쇄를 시작으로 전국 많은 지역에서 도시간 이동이 중단되고 아파트와 주거단지 출입문을 한개씩만 남기고 모두 폐쇄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1월 24일부터 시작된 설 연휴는 2월 9일까지 연장됐지만 사실상 2월 한달까지 지속됐다. 회식과 집회활동이 금지되고 어디서든 세사람 이상 함께 자리에 앉지 못하게 했다.

확진자가 계속 늘자 시진핑 주석은 1월 하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인민해방군 군의관을 시작으로 전국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각서에 서명하고 우한으로 달려갔다. 감염을 막고 환자를 구하려다가 숨지는 희생자들도 속출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사회적 열망의 반영으로 병원 한동이 2주만에 지어지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재난 기부금을 출연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자가 격리에 따른 생활 불편을 감수하면서 코로나19 예방 퇴치 활동에 힘을 보탰다. 정부는 마스크와 돼지고기 같은 필요 물자를 최우선적으로 우한에 배정했다.

정부 통제하의 언론도 당연히 정부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퇴치 활동을 최일선에서 도왔다. 코로나19의 통제 상황과 정부 정책은 언론 매체를 통해 정확히 국민들에게 전달됐고 국민들은 이를 철저히 준수했다. 중국인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쏟아지는 각종 규정과 정책에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냈다.

가짜 뉴스도 강력한 처벌 조치와 '우한을 살리고 조국을 구하자'는 구국의 호소앞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결국 중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약 한달 보름만에 코로나19의 기세를 제압하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이제 서서히 재난 복구를 위한 생산 투쟁으로 전환돼가는 분위기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퇴치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세계 감염 확산을 막는데도 이로운 일이다. 특히 인접한 한국으로서는 불행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중국은 재난 관리 대응 체계에 있어 후진적인 나라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코로나19 전염병이 물러간 이후 중국식 재난 대응 모델이 외부 사회로 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진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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