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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바이러스 공포에 국제 이벤트 줄줄이 불발

기사등록 : 2020-03-0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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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IT 업계 개발자 컨퍼런스부터 유럽의 패션쇼까와 모터쇼까지 대규모 국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오는 7월24일부터 8월9일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의 개최 역시 불투명한 상황. 올림픽 게임이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에서 번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70여개 국가로 확산, 지구촌이 공포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2020.03.02 mironj19@newspim.com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주요 외신은 글로벌 기업과 각국이 계획하고 있던 굵직한 행사가 연이어 취소되는 상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공중 보건 위험이 크게 높아진 데다 주요국이 특정 국가에 대한 여행 경보와 입국 금지에 나서면서 각종 컨퍼런스와 박람회, 패션쇼 등 행사 주최자들이 이벤트를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 때문에 전세계 항공권 취소가 수 백만 건에 이르고, 이에 따른 해당 지역의 경제적 손실 역시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아시아와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취소된 무역 박람회와 전시회가 최소 440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IT와 자동차 업계의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구글이 매년 5월 개최하는 최대 연례 행사인 개발자 컨퍼런스를 접기로 했고, 이달 5일로 예정됐던 스위스의 제네바 국제 모터쇼 역시 불발됐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국제적인 조명이 집중되는 봄철 패션쇼가 연이어 무산,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연례 최대 행사로 꼽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불발되면서 1만4000여개 파트타임 일자리 창출 기회가 소멸했고, 5억4600만달러에 달하는 예상 매출도 사라졌다.

대형 행사가 일제히 취소되면서 항공업계와 숙박업계, 외식업계와 소매업계 등 이를 통해 매출을 창출하는 관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행사 취소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주최 측이 강행하려는 일부 이벤트에 대해 지역 정부가 나서 취소를 권고하거나 업체들이 참석을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주최자들은 전문 의료진을 고용하거나 컨설턴트를 동원하는 등 해법 마련에 나섰지만 행사를 강행하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유기농 식품 전시 행사인 내추럴 프로덕트 엑스포 웨스트 역시 이번주 캘리포니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참석자의 60%가 행사에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취소됐다.

주최측인 뉴 호프 네트워크는 여름 전 이벤트를 다시 계획한다는 입장이지만 바이러스 확산이 진화되지 않고 있어 장담할 수 없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관광업협회에 따르면 앞으로 3개월 사이 해외 여행객의 미국 유입이 6%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여행객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미 된서리를 맞은 관련 업계의 타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네바 국제 모터쇼 주최자인 올리비에 리스 이사는 WSJ과 인터뷰에서 "1, 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 행사가 취소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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