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 코로나19의 증상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의료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중추신경 손상 가능성을 경고해 눈길을 끈다.
4일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베이징디탄병원(北京地壇醫院)에서 코로나19로 치료를 받던 환자에서 바이러스성 뇌염 증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이 해당 환자의 뇌 척수를 정밀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찾아내 뇌염이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임을 밝혀냈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추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우한 중신사=뉴스핌 특약] 강소영 기자= 우한대학 인민의원 중증환자 집중관리실(ICU)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020.2.20 |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뇌염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56세로 1월 2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베이징디탄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심각한 호흡 장애를 보여 중증 환자로 분류됐다. 입원 후 복합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발열, 무기력증, 호흡곤란의 증상이 가중됐다.
베이징디탄병원에 따르면, 해당 환자에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10일째인 1월 27일 흉부 CT촬영 결과 양쪽의 폐에서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 GGO)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간유리 음영은 폐가 유릿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병변이다. 당시 환자가 심각한 호흡곤란 상태에 빠지면서 기계호흡을 진행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됐다. 치료 돌입 96시간이 경과한 발병일로부터 14일째 되는 날엔 환자에게서 안면 경련, 지속적인 딸꾹질, 동공 확대, 반사반응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베이징디탄병원 ICU 의료진은 환자의 머리 CT 촬영을 했지만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뇌 척수도 육안 관찰과 생화학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 이후 뇌 척수 표본으로 메타지노믹스(Metagenomics) 기법을 이용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을 찾아냈다.
의료진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추후 14일 동안 해당 환자에게 기계호흡, 마니톨을 통한 뇌압 강하, 미다졸람 투약으로 경련 억제, 항염증을 위한 프레드니솔론 투약 등 처치를 진행했다. 이후 환자의 폐 상태가 호전되고 신경계통 증상도 사라졌다. 이 환자는 발병 32일째인 2월 18일 증환자실에서 일반 병동으로 옮겨져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다.
베이징디탄병원 측은"1월 12일 이후 3월 4일 7시 현재, 우리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50명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뇌염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단 한 명이다"라고 밝혔다. 이 환자는 의료진이 발견한 첫 번째 코로나19 중추신경 손상 환자로 기록됐다.
이제까지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급성호흡장애증후군(ARDS), 심근손상, 혈액응고 이상, 신장 손상, 간장 손상 등 대부분 장기손상으로 중추신경 손상은 보고된 바 없었다.
류징위안(劉景院) 베이징디탄병원 집중관리실(ICU) 주임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서 경추강직, 반사반응 이상, 의식장애 및 혼수 상태의 증상이 나타나면 중추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각 뇌척수 검사 등 관련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 진료방안(제7차)'에 뇌조직 충혈, 수종, 부분 신경원 변성의 내용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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