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과 경제심리 악화로 인한 내수 부진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KDI는 8일 '2020년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코로나19가 산업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된 2월 중반 이후 제조업 계절조정 BSI(78→67)와 전산업 BSI(75→65) 실적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2016년 2월에 이어 3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KDI는 "2월부터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제조업 생산이 감소하고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부활동이 위축되면서 서비스업 생산도 부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실제로 2월 제주도 관광객은 내국인(39.3%↓), 외국인(7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액지수(3MA) 및 소비자심리지수 [자료=기획재정부] = 2020.03.06 204mkh@newspim.com |
회복세를 나타내던 소비도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4.2에서 96.9로 크게 하락했다. KDI는 2월 소비자심리지수 조사기간(2월10일~17일) 이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자심리지수는 더욱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로 4.5% 증가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12.2%나 감소했다. 특히 중국 수출(6.6%↓)이 크게 감소했으며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인해 자동차수출이 16.6%나 줄어들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억9000만달러 오른 41억2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가격과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월(1.5%)보다 낮은 1.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품물가는 1.8%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서비스물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0.4% 상승에 그쳤다.
금융시장도 코로나19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원화가치·금리가 모두 하락했으며 불확실성 지수도 상승했다. 2월 종합주가지수는 전월 말(2119)에 비해 6.2% 하락한 1987을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전월 말(1191.8원)보다 21.9원(1.8%) 상승한 1213.7원을 기록했다.
금리 및 주가지수 [자료=기획재정부] = 2020.03.06 204mkh@newspim.com |
KDI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수요가 둔화되고 중국산 부품의 수급 차질로 자동차 생산도 축소되면서 2월 일평균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대외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급락한 것은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내수에도 파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금융시장에서도 향후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주가와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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