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전선형 장봄이 김유림 김형락 기자 = 코스피 지수가 9일 장중 4% 넘게 폭락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과 국제유가 급락 등이 우리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5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2.13포인트(4.03%) 하락한 1958.09에 거래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20포인트(2.90%) 내린 1981.02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2056억원, 905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인은 1조2271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9일 코스피 지수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6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있으나, 미국발로 글로벌 전염효과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세계의 부작용 중에 하나인데 미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우리나라는 코로나 확진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이탈리아와 미국 등 다른 국가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며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로 미국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빠졌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또 "국제유가 합의도 제대로 안 이뤄지는 등 혼돈의 혼돈이 계속되면서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가 패닉상태"라며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미국금리는 '채권 트레이더가 처음본다'고 할 정도로 국채 금리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코로나19 초기단계인 상황"이라며 "중국이나 국내 케이스를 봤을 때, 확진자수가 올라갈 수 있으니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국내 증시 하락은 단순한 투자심리 위축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데이터 상으로 경제가 얼마나 후퇴하는지를 주가가 반응하는 과정이라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각종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더 이상 부양책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금융의 문제보다는 방역에서 문제를 찾아야 하고, 질병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필요하다"면서 "금리인하 등 부양책은 큰 의미가 없고, 질병 자체에서 가닥이 잡히는 게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김형렬 센터장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한국 정부의 추경 편성 등 상식 수준의 대응책은 실효성이 적다는 반응이 오늘 증시 급락에 담긴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문제를 수습하기 위한 노력에도 완만한 회복 가능성 우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김중원 팀장은 2분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소비가 회복되고, 성장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팀장은 "재난이라는 게 상업시설이 파괴되면 오래가지만, 바이러스 전염은 스스로 활동을 중단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종식되면 바로 제자리로 돌아간다"며 "날씨가 따뜻해지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중단됐던 여러 경제활동이 재기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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