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에서 코로나19(COVID-19)가 가장 빠르게 확산하며 주요 지역 봉쇄령까지 내려진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9일(현지시간) 급등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독일 국채(분트) 금리는 사상 최저치로 낮아졌다.
이날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2년 만기 국채금리는 56bp(1bp=0.01%포인트) 급등한 0.646%를 기록해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은 23bp 오른 1.31%로 집계됐다.
반면 독일 국채금리는 줄줄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분트 10년물 금리는 마이너스(-)0.863%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년물은 2011년 유로존 부채 위기 이후 하루 낙폭이 가장 컸다.
이로써 독일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금리 차는 지난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00bp 이상으로 벌어졌다.
텅 빈 이탈리아 밀라노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 쇼핑몰.[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9 mj72284@newspim.com |
투자자들은 이번 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주목한다. 현재 많은 금융기관은 오는 12일 10bp의 ECB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의 기대 인플레가 사상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해 단기금융시장은 오는 6월 ECB 회의까지 25bp씩 2차례, 10월까지 3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 중이다.
DZ뱅크의 대니얼 렌츠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지금까지는 수익률의 문제였고 스프레드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면서 "오늘부터 우리는 이것이 변화한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렌츠 전략가는 "금리 차가 벌어질수록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ECB가 자산매입프로그램(APP)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커진다"
미즈호의 피터 챗웰 이자율 수석 전략가는 "ECB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독일에서 수익률 곡선은 역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각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기 위해 내놓은 대응은 시장을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남유럽 국채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짙었다.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금리는 30bp 가까이 뛰었다. 같은 만기의 스페인 국채 금리는 2bp 상승에 그쳤지만, 독일 국채와 금리 차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치인 110bp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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