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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잇단 악재에 건설업계 '시름'...코로나19에 유가급락까지

기사등록 : 2020-03-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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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텃밭'인 중동발 수주 위축 전망
지난 2015~2016년 당시 건설 해외 수주액 '직격탄'
"해외사업 전망 부정적...리스크에 대비해야"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고민이 더 커졌다. '코로나19'로 어려운 해외사업이 국제유가 급락이란 악재까지 만나면서다. 중동 국가들은 대부분 유가가 하락하면 공사비를 충당할 자금이 부족해 발주를 중단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국제유가까지 급락하면서 해외사업 수주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 조짐이 보이자 지난 9일 국제유가가 20% 이상 폭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국가들이 사업 수주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사업 중 중동국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셰일유 생산시설. [사진=블룸버그 통신]

애초 건설업계에선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해외사업 수주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대형 프로젝트도 잇따라 수주했다. 이에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해외사업 수주 목표액을 크게 높였다. KB증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으로 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수주금액인 1조8000억원 대비 187.4% 높였다. 지난해 4조4000억원의 해외 수주를 달성한 현대건설도 올해 목표액을 8조원(별도기준)으로 잡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국제유가 급락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수주가 불투명해졌다.

과거에도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건설사들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15~2016년 국제유가가 111달러에서 22달러로 약 80% 하락하자 건설업 지수는 37.4% 떨어졌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은 "지난 2015~2016년 국제유가 하락 당시 중동국가들이 수주를 줄이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30% 이상 계속 꺾였다"며 "국제유가 급락으로 건설사들의 해외사업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어서 건설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리스크 대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특히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저유가를 이끄는 요인이다. 무디스는 지난 9일 미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1.7%에서 1.5%, 중국은 기존 5.2%에서 4.8%로 내렸다. 한국도 1.9%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 중인 이탈리아는 올해 마이너스 5%로 역성장이 예상됐다.

손 실장은 "코로나19로 경제성장률이 잇따라 하락해 경기가 위축되면 결국 유가 수요를 줄이기 때문에 중동국가의 해외건설 발주가 줄게 된다"며 "저유가의 장기화는 해외건설 시장에서 큰 악재가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손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유가 하락은 발주처의 경영상황 악화,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취소되거나 지연될 수 있고 공사 진행이나 공사비 수령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특히 부동산 규제로 국내사업 수주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수주가 이를 전부 메울 것으로 기대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예상치 못한 겹악재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중동은 물론 동남아 국가의 입국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건설업계에선 해외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빠른 시일 내 입국금지가 풀리기만을 고대하고 있는 건설업계에 유가 급락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주 텃밭인 중동과 동남아 지역 국가들을 위주로 해외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담당자들의 고민이 큰데 유가 급락 악재까지 겹쳐 더 어렵게 됐다"며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입국 조치가 풀린다고 해도 수주 자체가 줄면 해외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지난해 13년 만에 건설업계 해외수주 총액이 최악을 기록했지만 연말부터 일부 해외사업 수주가 본격화되면서 올해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국내 주택산업이 각종 규제로 가뜩이나 어려워 해외사업에서 만회하려고 하는데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내외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산업 확장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더이상 기존 전통적인 사업만으로는 리스크에 대비하는 게 한계가 있어 건설사들도 최근 신산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다방면으로 신산업에 진출해 수익사업의 모델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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