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회 파행으로 보험업계 숙원인 해외투자 30% 한도 규제 완화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 투자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본은 이미 2012년에 해외 투자 제한을 폐지했다.
10일 보험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주 국회 정무위원회는 보험사들의 해외 자산운용 한도를 상향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결했으나,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했다.
현행법은 보험사가 해외 통화·증권·파생상품 등에 투자할 때 일반계정은 총 자산의 30%, 특별계정은 20%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를 각각 50%까지 상향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0.03.05 leehs@newspim.com |
정부는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애로를 감안, 지난 2017년 자산운용 한도 규제를 아예 폐지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후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50%로 완화하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보험사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다는 차원에서 여야 이견이 특별이 없는 안이라 제출 1년도 안돼 정무위를 통과했다. 그러나 남은 20대 국회 임기내 본회의를 통과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국회 관계자는 "유동수 의원 개정안 외에도 현재 국회에 제출된 보험업법 개정안만 70건이 넘는다"며 "일단 정무위는 통과했으니, 남은 국회 본회의 일정을 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이웃 일본은 이미 2012년 외화자산에 대한 소유한도 규제를 폐지했고, 외화자산에 대한 자산운용한도를 사전적‧직접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입법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영국, 독일 등 유럽연합(EU)은 자산운용에 대한 사전적‧직접적인 제한 없이 자산 취득을 허용하되 투자집중 리스크는 지급여력비율(RBC)을 통해 규제하는 사후·간접적 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도 뉴욕주의 경우 외화자산에 대한 규제가 없다.
이미 한화생명 등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해외투자 비중은 3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해외투자 비중이 29%를 넘어 한도 확대가 절실하다. 한화생명은 최근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에 5000억원을 투입, 해외 투자 확대 대비에 나섰다.
그외 교보생명과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등 국내 주요 생보사들의 해외 투자 비중은 이미 20%가 넘었다. 해외 투자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삼성생명도 10%를 넘긴 상태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국내 장기채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험업법상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가 운용자산의 30%로 제한되어 있어 효과적인 자산운용과 자율성 확보가 어렵다"며 "이번 국회가 안된다면 21대 국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법안 재발의 및 신속한 통과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