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세계 최초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을 조작한 과정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우석(62)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의 첫 재판이 열렸지만 기록 검토가 늦어지면서 공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0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대표와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등 법인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받으려 성분을 조작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27 dlsgur9757@newspim.com |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절차와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구속 중인 이 대표는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이 대표의 재판은 코오롱티슈진 주식 상장 사기 등 혐의로 별도로 기소된 권모(50) 코오롱티슈진 재무총괄이사(CFO)와 양모(51) 코오롱생명과학 경영지원본부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 절차와 함께 진행됐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기록 검토를 다 마치지 못해 공소사실이나 증거에 대한 의견을 내기 어렵다"며 "이 대표의 사건은 (기록의) 양이 방대해서 검토하는 데 4주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별도 기소되면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 기록 중 권 이사 등 사건과 관련된 내용도 더 있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한 열람·등사를 마치지 못해 권 이사 사건도 입장을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추가로 제출할 권 이사 사건 관련 증거는 20건 정도이다"며 "그 중 14건은 변호인이 피의자 신문 때 제출한 의견서이고 나머지 6건도 대부분 진술 조서라 검토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게 없다"고 답했다.
또 이 대표 측은 이날 함께 진행된 두 사건과 더불어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 중인 조모(46) 코오롱생명과학 이사의 사건 모두를 한 재판부에서 병합해줄 것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혐의들이 다수 중복된 사건들을 검찰이 각각 분리해 기소한 것이 문제"라며 "증인 신문 등에서 중복을 피하려는 것으로 가능하면 다른 사건도 한 재판부에서 심리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이 사건들의 증인 소재지는 다수가 국외이고 조 이사 사건의 경우는 국내"라며 "쟁점이나 증거의 양이 다르고 병합할 경우 조 이사 사건의 선고가 지연될 우려가 있어 병합에 부정적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부분 피고인이 현재 구속된 점을 고려해 본 재판으로 빨리 들어가길 원한다"며 "전체 피고인들에 대해 한 번에 의견을 내려면 늦어지니 사건별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병합과 관련한 결정은 추후에 내리기로 하고 우선 피고인 측에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한 의견을 마무리할 것을 당부했다.
재판부는 "각 사건 피고인 측은 다음 준비기일에 공소사실에서 다툴 부분과 쟁점, 문제의식 등을 개괄적으로 표명하는 프레젠테이션 절차를 준비했으면 싶다"며 "더불어 기록 검토를 끝내고 진술 증거에 대한 의견이라도 밝혀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창수 부장검사)는 지난달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보사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을 조작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데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약사법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보조금관리에관한 법률위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에관한법률위반 △업무방해 등 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의 다음 재판은 내달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그에 앞서 권 이사 등의 사건은 이달 25일 오후 준비기일 절차를 속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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