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자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고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일본은 폭발적 확산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목적으로, 이미 국제기구를 비롯해 각국 대사관과 외신을 대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4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의 출국장이 텅 비어 있다. 2020.03.05 goldendog@newspim.com |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은 이달 초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엿볼 수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일본을 꼽으며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즉각 해당 국가들과 같이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다음날 "중국 이외 감염 사례의 80%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라며 발언을 수정했다.
외신에서 나오는 지적에도 일본 측은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뉴욕타임즈 인터넷판에 일본의 대응을 지적하는 기고글이 게재되자, 일본 외무성은 즉각 오타카 마사토(大鷹正人) 외무성 보도관 명의로 "일본 정부는 대형 이벤트 제한과 일제 휴교 등 대담하고 시의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는 반박글을 기고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처럼 적극 대응에 나서는 이유에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우려해 입국 제한 조치 등을 취하는 나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집단 감염이 일어났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기억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외신이 크루즈선 집단 감염 문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이때 외무성 내에서 "정확한 근거에 기반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이후 일본 국내 감염자 수와 크루즈선 감염자를 분리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감염자 수를 비교한 자료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10일 시점으로 일본의 1만명 당 감염자 수(크루즈선 제외)는 0.04명이다. 이탈리아(1.52명)·한국(1.45명)·이란(0.92명)을 밑도는 수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해당 통계를 기반으로 9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각국 대사관과 외신에 대한 홍보도 적극적이다. 일본 정부는 10일 각국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연데 이어, 외신 기자회견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왜 일본만 감염자 수가 늘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후생노동성 담당자는 "학교 휴교요청이나 대규모 이벤트 자숙 조치 등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정부의 이같은 설명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염자 수가 적은 것은 대응책의 효과보다는 검사를 소극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면 ▲37.5도 이상의 고열이 4일 이상 지속 ▲의사가 검사의 필요성을 인정 등의 조건을 채워야 한다.
내과의사인 가미 마사히로(上昌広) 의료 거버넌스 연구소 소장도 10일 참의원(상원)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 병(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병의 실제 모습을 투명하게 사회와 공유해야 한다"며 일본의 적은 유전자(PCR)검사 수를 지적했다.
가미 소장은 방대한 수의 유전자 검사가 진행되는 한국은 감염자는 많아도 낮은 치사율을 보인다며 "일본은 치사율은 높지만 감염자는 적은데, 치사율이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충분한 유전자 검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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