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코로나19가 점차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택배업계가 기사들에게 제공하는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공적마스크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회사 차원의 대량구매도 이전보다 쉽지 않은 만큼, 면 마스크 지급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 재활용 가능한 면 마스크 지급..."방역마스크 구하기 어려워"
11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주 면 마스크 5만장을 구매해 전국의 택배기사 약 9000여명에게 1인당 3개씩 지급했다. 다음 달 중순까지 1인당 2장씩 추가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금까지 총 10만여장의 마스크를 구해 기사들에게 지급했지만, 수급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면 마스크로 대체한 것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마스크를 정기적으로 조달하는 것은 물론 점점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정부가 면 마스크를 사용해도 된다고 해서 이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주 마스크 4만장을 확보해 대구·경북지역 등 전국의 택배기사들에게 제공했다. 이번 주에는 총 8만장의 마스크를 2회에 걸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마스크 수급이 여의치 않다"면서도 "회사에서 현재 백방으로 알아보며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한진 역시 지난달 초 전국 택배기사 7500여명에게 마스크를 일괄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수급상황에 따라 대구·경북 등 우선 지역에만 우선 배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국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구매한 뒤 나서고 있다. 2020.03.09 dlsgur9757@newspim.com |
◆ 택배노조 "오늘도 대부분 마스크 못 받아"...마스크 대란 지속될 듯
택배기사들은 대면접촉이 불가피한 특성 탓에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배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구매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전체 평균 택배물량이 5~10%가량 증가해 기사들의 업무도 증대됐다.
이에 따라 택배업계가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일선 현장의 우려와 불만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부터 전날까지 대부분의 기사들이 마스크를 지급 받았으나 이날 다시 대다수의 기사들이 마스크를 지급받지 못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마스크 물량이 이제 없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업체에서 노력하고 있다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택배현장의 이 같은 마스크 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공적마스크를 도입함에 따라 시중에 마스크 물량이 줄어들며 업체 간 '마스크 쟁탈전'도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물량 자체가 줄다보니 앞으로 업체 간 마스크 수급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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