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준희 기자 = '무주공산 세종시'가 두 명의 임자를 찾고 있다. 최근 선거구획정안에 따라 갑·을 지역으로 나뉘며 두 곳에서 전선이 확정됐다. 지역구 의원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출마하며 분구된 세종시가 어느 당 품으로 안길지 관심이 모인다.
세종을 지역의 대진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최종 본선 진출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세종을 예비후보인 이강진 전 국무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은 자신이 '이해찬의 후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구상부터 관리까지 세종시와 함께 해온 이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이 전 수석비서관은 "당과 국회, 중앙부처 등을 경험하며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중앙당 지도부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누구는 저더러 7선 의원의 인맥을 물려받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2012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출범 이후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전 수석비서관은 "세종시는 아직 건설 중인 도시이고 국가 예산을 들여 2030년까지 만들어내야 하므로 힘 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강진 세종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12일 세종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강진 예비후보 측 제공] |
다음은 이강진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이해찬 의원을 오래 보좌했다. 세종 출마 결심을 알렸을 때 반응이 어땠나.
▲대표님은 언젠가 저를 출마시켜야겠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오랫동안 보좌하면서도 출마 결심을 말씀드린 적이 없었다. 세종시의 적임자라고 생각하셨을 테고 특별히 다른 말씀은 없었다.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이해찬 대표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92년도에 당에 들어갔다. 당시 이해찬 대표가 당무기획실장으로 오면서 인연을 맺었다. 93년도에 선거에서 진 DJ(김대중)가 외국으로 가신 후 이 대표가 자기 의원실에 와서 일을 좀 했으면 좋겠다 했다. 제가 1995년부터 2002년까지는 서울시의원을 했다. 이후 2002년도에 노무현 대통령 선거가 있으니 또 같이 일을 하자고 해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이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던 2008년도에 헤어졌다가 2012년도에 세종시에 출마하겠다 해서 다시 왔다. 이 대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저이기도 했다.
-후보자와 세종시의 인연도 이해찬 국무총리실에 있을 때부터인가.
▲처음으로 연기면 부지를 보러 올 때 국무총리 헬기를 타고 같이 왔다. 브리핑도 받고 했다. 이해찬 대표가 국무총리가 돼서 제일 먼저 기자회견을 했던 내용이 충남 연기군 일대를 대한민국 행정수도 부지로 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이강진 후보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다른 후보들은 지역에서 열심히 해왔다. 반면 저는 중앙정치와 당을 경험했다. 국회도 경험하고 국무총리실에서 중앙부처도 경험했다. 세종시에서는 시당 부위원장을 하면서 수많은 민원인들도 만나보고 현안을 많이 들었다. 또 정무부시장을 하면서 세종시 현안들을 구체적으로 시정과 관련해 경험도 했다. 어느 지역에서 나온 후보들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지방의원도 해보고 집행부도 해본 것이 강점이다.
-중앙당과의 소통 능력을 강조하는 건가.
▲중앙당의 현재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이 전부 저보다 연배가 밑이다. 그래서 제가 가면 (그들이) "형 형" 하고 부를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관계를 맺은 지 수십 년씩 됐기에 저에게는 큰 인맥이 있다. 우리 지역 사람이 이런 표현을 했다. 7선 의원의 인맥을 물려받는다고 하더라.
-세종을 지역의 가장 큰 지역 현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세종시 자체가 도농복합도시이다보니 도시와 농촌이 불균형 발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도시 내에도 BRT 노선이 있는 곳과 소외지역 간에 교통 불균형 발전이 있다. 고운동·종촌동·아름동 주민들을 만나면 교통문제를 많이 말씀하신다. 또 세종시는 젊은 도시니까 보육·교육 문제가 크다. 또 문화체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할 구체적 방법이 있나.
▲먼저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는 국민 사이에 형성돼 있는 것 같다. 세종시를 테스트베드 삼아서 시범적으로 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 특화된 교육을 세종시가 먼저 해볼 수 있도록 교육특화지구로 만들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학부모와 교사와 교육당국과 시민들이 합의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본다. 세종시는 사실 초등 교육에는 만족도가 높다. 그런데 입시와 가까워질수록 사교육 문제가 있다. 세종시만 따로 떼서 교육을 발전시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교육인프라 부분은 결국 시와 교육청이 협업해야 원활히 이뤄진다. 시청 내에 교육협력관을 만들어 교육청과 수시로 협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학교시설개보수를 하는데도 시에서 개보수를 하면 시민들이 같이 활용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시에서 재정을 투입하고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가 공통체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이제껏 치른 총선과 달리 '부동산' 문제가 총선 향배를 가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이슈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상가 과잉 공급에 따른 공실 문제가 있고, 투기과열지구 해소 문제가 있다. 투기과열지구 해소 문제는 핀셋으로 뽑듯 과열지구를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 일부 동을 과열지구로 지정한다. 세종시도 그런 정책의 혜택을 받을 필요가 있다.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묶으니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르지 못한 지역에서 불만이 나온다. 아파트 값이 떨어져도 왜 투기과열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가 봤더니 청약률이 높더라.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하는데 청약률이 높으니 과열지구 해소가 안 되고 있다. 그것을 면밀히 따져보고 유연하게 정책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상가공실 문제와 관련해선, 앞으로 더 허가를 내서 짓는 것은 규제하기로 했다. 문제는 현재 있는 상가공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난감하다는 것이다. 원래 인구가 차야 상권이 형성되는데, 인구보다 상권이 먼저 형성되다 보니 생긴 문제다. 상당히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들과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상가건물 상층부는 도시형 주택으로 용도전환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도 있긴 한데 전체적인 스크리닝을 해봐야겠다. 그 작업을 지금 하고 있다. 여러 가지 법률적 검토를 해야 한다. 제가 제안한 것은 임대인과 임차인, 시와 정부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곳에서 해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에서 임대료 인하 운동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세종시는 안 되고 있다. 분양인들이 건물을 가진 것이 아니라 상가를 한 칸씩 갖고 있기 때문에 안됐던 것이다. 임대인, 분양주들의 동의를 받아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세종시는 균형발전, 지방분권의 상징적 도시다. 앞으로 남은 과제가 있다면.
▲결국 헌법과 법률의 개정이다. 지방분권은 결국 헌법에 담아둬야 한다. 지방자치법도 아직 개정을 못해서 37년 째 저러고 있다. 법안 개정과 헌법 개정을 통해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 각 지역들이 자기가 살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지원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야권 상대는 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지냈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총선 승리를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국회에서 야당 의원은 야당 의원일 뿐이다. 여당 의원은 당정 협의도 할 수 있고 정부정책에도 관여할 수 있는 여러 장점이 있다. 김병준 후보는 야당 내에서도 별로 힘 있는 후보는 아니다. 예를 들어 본인이 대구에 나가서 미래통합당 대장을 하면 모르겠지만 세종시에서 본인이 국회의원이 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본다. 세종시는 아직 건설 중인 도시이고 국가 예산을 들여서 2030년까지 만들어내야 하므로 여당의 힘 있는 후보가 되는 것이 맞다.
-국회에 들어가면 발의하고 싶은 1호 법안은 무엇인가.
▲먼저 이해찬 대표가 대표 발의한 세종시법과 행복도시법의 상황을 봐야겠다. 여기에 국회법까지 3가지가 지금 세종시에 중요한 현안 법률이다.
국회법은 세종시에 국회분원을 설치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지금 계류 중이다. 세종시법은 세종시가 다층제 구조니까 행정·재정적 부분을 강화시키고 재정교부금을 특별자치시에 맞게끔 받게 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세종시의 자치권을 좀 더 강화해 달라는 내용이다. 세종시에서는 민원을 하나 제기하면 LH로 가라, 시로 가라, 행복청으로 가라 하는 등 책임이 3원화돼있다. 도로 하나만 해도 소유가 3원화 돼있는 것이다. 행복도시법을 빨리 개정해서 국가가 소유하려 하지 말고 특별자치시로 양여해야 한다. 물론 세종시 재정부담은 커질 수 있다. 그래도 도로나 복컴(복합커뮤니티센터)은 시에서 유지관리비를 다 내고 있는데 소유주가 행복청이다. 복컴에 입주한 사람들은 못 하나 박으려고 해도 건물주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아주 모순된 과정으로 돼 있다. 무상양여할 수 있는 품목과 시설을 정해서 빨리 양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유야무야 된다면 이 법안들을 21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만들 것이다.
-이강진에게 세종은 OO이다.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행정수도가 돼야 하고 지리적 중심으로서 교통으로도 중심인 도시가 돼야 한다. 스마트시티도 세종시가 잘 만들어서 국가전체가 스마트네이션화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하는 곳이다.
이강진 세종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12일 세종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강진 예비후보 측 제공] |
◇ 이강진 세종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약력
1961년 경남 산청군 출생
1980년 부산남고 졸업
1986년 연세대학교 사학과 졸업
1995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소장 노무현) 객원연구원
1995년·2002년·06년·12년 이해찬 의원 보좌관
1995년·98년 제4·5회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2004년 이해찬 국무총리 공보수석비서관(1급)
2018년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
※ 뉴스핌은 4·15총선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후보자 외에도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의 인터뷰 일정이 잡히는대로 추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의 뉴스핌 총선특별취재팀(02-761-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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