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우승한 후, 이곳에 돌아왔을 때는 항상 욕심이 많이 났다." 김시우가 3년만에 같은 대회서 우승 기회를 만들었다. 그동안 허리 부상 등으로 부진을 거듭했지만 시련과 함께 버린 욕심이 그를 상위권으로 끌어 올린 모양새다.
김시우(25·CJ대한통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파72·길이7189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 우승상금 270만달러) 첫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기록, 선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에게 2타 뒤진 공동2위에 자리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김시우가 첫날 공동2위에 자리, '제5의 메이저 대회' 플레이어스 우승 2번째 기회를 맞았다.[사진= 로이터 뉴스핌] 2020.03.13 fineview@newspim.com |
[동영상= PGA]
시즌 내내 허리 부상으로 고전하던 그는 3년만에 우승 찬스를 잡았다. 지난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승을 올린 김시우는 이듬해인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거둔 이후로 트로피를 안지 못했다. 올 시즌엔 상위 20위 이내에 든 적이 한 번도 없고, 최근 8개 대회에서는 7차례나 컷 탈락했지만 3년전처럼 펄펄 날았다.
김시우는 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우승 기억이 그를 옥죄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한 후에 이 곳에 돌아왔을 때는 항상 욕심이 많이 났다. 우승하면 5년 시드가 주어지기 때문에 많이 욕심을 냈었던 것 같다. 우승 후 다음 년도에 왔을 때에도, 오늘처럼 감이 좋게 플레이를 했는데, 욕심이 앞서서 좋게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동안의 부진에 대해선 "시즌 시작하기 전에 팜스프링에서 한달 정도 있으면서 감을 빨리 찾으려고 좀 무리했다. 몸 컨디션도 힘들고 살도 많이 빠져서 티샷이 되게 안 좋아졌었다. 계속 포기하고 싶어도 열심히 하려 했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멘탈적인 부분에서 조금 더 신경 썼는데 그게 후반에 흔들리지 않고 마무리 할 수 있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첫날 상승세의 이유는 '칩인 이글'이 이었다.
김시우는 "보통 티샷하고 5번 우드에서 3번 아이언을 치는 홀(11번홀)인데, 올해는 코스가 많이 소프트해서 런이 없기 때문에 3번 우드를 쳤고 255야드 정도를 보냈다. 그리고 공에 진흙이 좀 묻어있어서 왼쪽을 보고 안전하게 쳤는데 더 왼쪽으로 가고 말았다. 그래서 카트 도로에 있어서 드롭 하고, 쳤는데 그린이 어려운 편이라 온만 시키자고 생각하고 쳤는데 홀로 딱 들어가서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위기에서 오히려 두 타를 줄이게 돼서 이후 경기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10번홀에서 시작한 김시우는 11번홀(파5)에서 칩샷 이글을 잡았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카트도로에 멈춰 구제를 받은 후 약 55야드 거리에서 시도한 어프로치샷이 홀로 들어갔다. 12번(파4)과 16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뒤 전반을 4언더로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2번(파4)과 5번(파5) 홀에서 각각 한타씩을 다시 줄였다. 6번홀(길이 379야드) 그린 미스끝에 나온 보기가 유일한 보기였다. 곧바로 7번(파4)홀에서 버디로 만회한 뒤 마지막 9번 홀(파5)에도 버디를 추가, 버디 4개를 낚았다.
김시우는 "7언더파로 라운드를 잘 마쳤다. 우승한 다음 해에도 7언더 파로 오늘과 같은 티에서 시작해서 오늘처럼 왔었는데, 그때는 5언파로 마무리 했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피니시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 다음 라운드들이 계속 하락세였는데, 오늘은 그때 생각이 나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올해는 아직 금요일도 치지 않았으니까 우승생각보다는 오늘 쳤던 것을 좋은 기억으로 유지하고 플레이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남은 라운드에 대해 얘기했다.
지난 혼다클래식에 PGA 첫승을 올린 임성재(22)도 선두와 6타차로 선전했다.
버디4개와 보기1개를 힌 임성재는 3언더파로 공동22위를 기록했다. 이경훈(29)과 안병훈(29)도 2언더파로 공동37위를 기록했다.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마쓰야마 히데키(28)는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63타는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임성재도 선두와 6타차를 남겨 놓는 등 순항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2020.03.13 fineview@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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