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홍군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고, 서울 콜센터 등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오는 23일로 예정된 학교 개학을 추가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학교휴업이 장기화되면 감염병 차단효과가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있다. 추가 개학연기에 대한 교육당국의 입장 발표는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국 유초중고 개학을 추가 연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서울에 사는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원래 예정된 시기인 3월 23일 개학을 하여 학생들이 등교를 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학을 하게 되면 학생들은 교실, 화장실, 급식실 등 여러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전염병 확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기숙사의 경우 한 방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기숙사 내에 있는 학생들 모두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디 개학을 추가 연장해 전국 유초중고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심 속에 학교에 다니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에서는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대구 재난안전본부장으로서 제 의견을 말한다면 23일 개학은 이르다"라며 "그런 각도에서 오늘 중으로 대구교육청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는 지난 1∙2차 때도 교육부보다 먼저 개학연기를 결정한 곳이다.
추가 개학연기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에서 "신종플루 때 많은 국가에서 학교폐쇄 등 사회적거리두기에 대한 효과성을 평가해 보니 분명히 효과는 있지만, 4~8주만 지속되지 그 이상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권고다"고 밝혔다.
이어 "2월은 방학이었고, 3월에는 3주 연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감염병 차단 효과가 지속될 수 있겠냐는 점은 반드시 검증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왼쪽부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구시청과 영상으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의 모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0.03.05 alwaysame@newspim.com |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면 수업일수와 교육과정, 대입 일정 등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 교육당국의 고민이 깊다.
앞서 교육부가 마련한 '학교 휴업 1~3단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재는 1단계(3주 이내 휴업)으로, 수업일수는 감축하지 않고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만 줄이면 학사 일정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2단계(4~7주 휴업)와 3단계(8주 이상 휴업)에서는 법정 수업일수를 줄이고, 추가적인 휴업 장기화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비롯한 대입 일정의 차질도 불가피하다.
추가적인 개학 연기와 관련된 교육당국의 입장발표는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나올 전망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우선 23일 개학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추가 연기 여부는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 등 의견을 종합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지난 1∙2차 개학연기와 달리 이번에는 개별 시도교육청 단위로 개학을 연기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대구와 경북은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지역이고, 서울도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다만, 일부 지역만 개학을 더 연기할 경우에도 대입일정에는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기준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299명)∙교직원(90명)은 총 38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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