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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대세 떠오른 쿠팡...'쿠팡맨' 처우 문제 없나

기사등록 : 2020-03-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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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배송량에 업무량 가중..."비정규직 부담 더 커"
사측 "'쿠팡 플렉스' 3배 증원해 업무량 큰 변화 없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 19) 확산으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로켓 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의 배송기사 처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배송 기사가 업무 중 사망하자 노조 측은 사측의 과도한 업무 할당량을 지적하고 나섰다. 반면 사측은 일반인 배송인력 충원으로 업무 할당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소속 40대 배송 노동자 김모씨는 지난 12일 새벽 경기 안산의 한 빌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배송업무를 맡은지 얼마 되지 않은 계약직으로 일반 배송량의 50% 정도 물량만 소화하며 교육중인 인원이었다.

로켓배송 [사진=쿠팡]

◆ 노조 "배송인력, 늘어난 물량으로 과로...부담 컸을 것"

노조는 최근 택배 물량이 급증하며 배송기사들의 업무량도 배가돼 이 같은 산업재해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에 따르면 쿠팡맨의 일일 할당량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40~200가구로 알려진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280가구 정도로 늘었다.

노조는 배송 인력 중 대다수가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조기출근 후 적재 등 작업을 무급여로 수행할 뿐더러 업무 시간에도 식사,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명절 수준을 상회하는 업무량을 처리하고 있다"며 "대부분 쿠팡맨들이 늘어난 물량으로 과로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직 쿠팡맨 A 씨는 비정규직의 경우 일일 할당량 부담이 더 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맨 채용은 비정규직으로 이뤄진다. 2년간 계약직으로 업무를 수행한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현장 비정규직 비율은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정규직 전환률은 할당량이 많아 낮은 수준"이라며 "하루 할당량을 다 채워야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입의 경우 부담이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서울시 성동구에서 명절 당시 하루 평균 150~200개 물량을 배송할 경우 숙달된 기사가 아니고서는 쉬는 시간 없이 하루를 꽉 채워 일을 해야 할당량을 겨우 채울 수 있다. 그는 "대폭 늘어난 물량을 장기간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쿠팡 "배송 인력 충원해 업무 무리 없어"

이에 대해 쿠팡은 배송 인력을 충원해 대응하고 있어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다. 

쿠팡 측은 "불의의 일을 겪으신 유족을 위로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라면서도 코로나19 전후 쿠팡맨들의 업무 할당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배송업무 효율성 유지 차원에서 자차를 보유중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쿠팡 플렉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배송량이 급증하자 해당 인력을 3배 가량 충원해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일반인 배송인력을 충원해 쿠팡맨들의 업무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배송인력의 처우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물량 배정에 있어 배송 지역과 동선, 숙련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는 신입의 경우 일일 할당량을 50%에서 천천히 올려 나가는 방식으로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노조와 사측이 업무 할당량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향후 경찰 조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노조 측은 오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다.

onew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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