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지난해 다음 연예뉴스 댓글 폐지에 이어 네이버도 댓글창을 닫았다. 더 이상 연예뉴스 페이지에서 악플을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 한계도 있다는 반응이 업계에서 나온다.
◆ 가혹한 악플로 벌어진 비극…결국 칼 빼든 포털
포털 연예뉴스란의 댓글 문제는 지난 몇년 간 수없이 지적돼왔다. 지난해 10월 설리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카카오는 포털 사이트 가운데 최초로 연예 섹션 뉴스 댓글창을 닫았다. 당시 이들은 "연예 섹션 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의 악플공격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 데 이르렀다"고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12.06 89hklee@newspim.com |
그럼에도 비극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구하라까지 연이어 사망하면서 악성 댓글을 방치하는 포털 사이트들과 악플러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대한가수협회도 포털사이트와 언론사,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며 "네이버는 연예기사 댓글 서비스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이달 7일부터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했다. 댓글을 통한 인격 모독과 혐오 발언, 사생활 침해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에 따라 연예뉴스에서 악플은 물론 그 어떤 댓글도 볼 수 없게 됐다.
포털의 이러한 조치에 여론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12월 17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달 2일부터 8일까지 20대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85%가 "포털사이트의 댓글 폐지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결과에는 포털이 악플 피해를 방지하기는커녕 최근까지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자극적인 뉴스와 악플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인식도 한몫 했다.
◆ 실제로 피해 줄었을까…개인 SNS에는 여전한 악성댓글
네이버 연예뉴스 댓글이 폐지된 이후 악플 피해는 나아졌을까. 네이버까지 댓글 기능을 폐지한 뒤 한 연예 기획사 관리자는 "기사에 악플이 바로 보이지 않으니 아무래도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상처는 덜하다"고 당장의 효과를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수의 관계자는 "한데 모아서 볼 수 없을 뿐 악플러는 어디든 있다"며 한계를 아쉬워했다. 앞서 여러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당시에도 관계자들은 "포털에서 댓글창을 막는 것도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악플 근절을 향한 시작일 뿐"이라며 문제의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하연수 인스타그램 캡처] 2020.03.17 jyyang@newspim.com |
포털 연예기사에선 사라졌지만 여전히 연예인들은 악플에 시달린다. 실제로 하연수는 최근 SNS에 'N번방'에 관한 생각을 포스팅했다가 악성 댓글을 다는 이용자에게 직접 일침을 가했다. 그는 "네이버 댓글 기능이 사라지니 여기까지 와주셨냐"고 맞받아치며 여전한 악플 피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네이버가 댓글 폐지를 결정한 건 나름대로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전보다는 기사 나가는 것에 대해 부담은 줄었다"면서도 "그래도 악플이 달릴 만한 곳은 여전히 많다. 개인 SNS는 물론이고 요즘은 유튜브로 소통하는 친구들도 많다. 직접 달린 댓글들을 안보는 게 상책인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지 않나"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