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부가 지난해 가격이 급등한 대전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지정도 뒤늦게 검토하기로 했다. 대전은 지난 2.20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주택가격은 서울을 포함해 대체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유독 대전만 급등하면서 정부의 시장 관리에 구멍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대전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06% 올라 17개 시·도 중 서울(14.74%)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중 유일한 두자리수 상승률로, 전년 대비 상승률도 9.5%p로 가장 높다. 서울의 경우 상승률은 가장 높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0.74%p에 그친다.
지난해 지방 부동산시장을 이끈 대구, 대전, 광주 이른바 대·대·광 지역과 비교해도 상승률은 눈에 뛰게 높다. 광주의 상승률은 0.80%로 작년 대비 8.97%p 하락했고 대구의 경우 오히려 –0.01%로 공시가격이 내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1.43% 내리는 사이 대전 아파트값은 8.2% 올랐다. 구별로 보면 유성구가 11.34%로 가장 많이 올랐고 중구(10.54%)도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구(8.82%), 동구(4.83%), 대덕구(1.13%) 등 모든 지역에서 가격이 올랐다.
국토부는 단순히 시세상승률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대전은 상대적으로 고가주택이 많지 않아 높은 시세 상승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전의 전체 공동주택 40여 만채 중 정부의 집중 가격인상 대상인 9억원 초과 아파트는 729채로 0.1% 수준에 그친다. 정부의 현실화율 제고에 따른 인위적인 인상이 아니라 전체적인 주택가격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부동산업계는 부동산투기 수요가 비규제지역인 대전으로 쏠린 탓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구 시영아파트의 경우 3월 기준 지난 1년간 아파트값이 두 배(3.3㎡당 503만→956만원) 가까이 오르는 등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가격이 오른 지역은 대전을 포함해 서울(1.21%), 인천(0.27%), 전남(0.08%) 네 곳에 불과하다. 대전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상승률 보다 7배 가량 높아 정부의 지방 부동산시장 통제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은다.
이에 대해 이명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지난 1년간 주택시장은 수도권, 비수도권 간 디커플링현상이 두드러졌다"며 "대전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급격한 상승은 제어하고 있지만 시세 상승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전과 같이 과열현상 지속될 경우 규제지역 지정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지속적으로 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최우선으로 부동시장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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