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리가 낮아지자 보험사들이 올해 보험료를 2번 인상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다만 보험료가 인상되면 상품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결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관련 비조치의견(해당 행위의 법규위반 여부를 심사하는 제도)을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내달 예정이었던 상품개정을 6월에 적용해도 제재 받지 않게 됐다.
금융위 보험과 관계자는 "전날 오후 진행된 정례회의에서 보험 상품개정 일정에 대한 비조치의견에 대해 2개월 연기를 결정했다"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 강화'를 목적으로 보장성보험의 사업비 체계 등을 개편하고, 오는 4월부터 감독규정에 적용할 예정이었다. 보험사들은 통상 4월에 상품을 대대적으로 개정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상품개정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적용사항 및 시기 2020.03.19 0I087094891@newspim.com |
보험사들은 사업비 개편 시기에 맞춰 내달 초 예정이율을 현행 2.50%에서 2.25%로 0.25%p 인하한다는 방침이었다. 즉 보험업감독규정 개정과 함께 상품개정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었던 것. 그러나 이번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이 같은 계획에 틈이 생겼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료를 굴려 낼 수 있는 최소 예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예정이율이 0.25% 낮아지면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가격이 최대 10% 이상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대형사는 예정대로 진행, 중소형사는 눈치 싸움
전속영업조직 규모가 큰 삼성생명·화재 등 대형사는 금융당국의 비조치의견 여부와 상관없이 상품개정과 함께 예정이율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금리가 급락한 상황에서 높은 예정이율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판단한 셈이다.
특히 대형사들은 중소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 의존도가 낮다. 예정이율을 낮춰도 판매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다만 하반기에 한차례 더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한국은행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연 1.2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0.5%P 인하한 탓이다.
반면 동양·흥국·DB생명 등 일부 중소형사들은 상품개정 일정을 6월까지 미룰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중소사들은 GA 의존도가 높다. 예정이율을 인하하면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지고,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수익성을 낮추더라도 일단 신규영업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또 6월에 상품개정을 진행하면서 예정이율은 0.25%p 인하하는 게 아닌 0.5% 대폭 인하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소속 선임계리사는 "보험사의 체력과 함께 GA 의존도에 따라 상품개정 시기 및 예정이율 인하 폭이 달라질 것"이라며 "대부분의 대형사들은 금융당국의 비조치의견과 상관없이 내달에 상품개정과 함께 예정이율을 낮출 방침이지만 일부 중소형사들은 상품개정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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