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편에서 이어짐>3월 16일 중국을 제외한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확진자(8만881명)수를 넘어섰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투자자들은 낮색이 어두워졌다. 코로나19 확산과 세계 경제 위기로 중국 경제가 받게될 충격때문이었다. 여기에 신중국 사상 최악의 생산 소비 투자 지표가 발표되면서 이날 주가는 3.4%나 떨어졌다.
중국내에서 조차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년도 3%를 밑도는 성장 후퇴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연간 5%대 성장은 기적이 아닌 한 신기루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2020년 국내총생산(GDP) 두배 목표는 사실상 실현이 어렵게 됐다. 올해 끝나는 13.5차 경제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에 미칠 세계 코로나19의 역풍과 파장은 한국 경제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수출 제조와 소비 실종은 한국의 대중국 무역에 직격탄이다. 중국 마이너스 성장은 한국에도 악몽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금융위기때 그랫듯 중국의 위기 돌파는 우리에게도 기회 요인일 수 있다. 중국 경제의 도전과 중국의 코로나19 '출구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은 18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코로나19 위험이 작은 성시들 부터 기업 생산 및 주민 활동을 전면 정상화할 것을 강조했다. 철저한 코로나 예방이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공장을 돌리고 주민들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라는 강력한 주문이다. 이날 국무원 기자회견에서 국가발개위(거시경제 주무부처) 관계자는 최대한 소비붐을 일으켜 코로나로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최악의 경제 지표가 나온 뒤 중국은 코로나19로 초토화된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데 모든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나섰다. 소비 심리 회복 등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가능한 한 일체의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태세다. 소비든 투자든 경제는 심리다.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미국 금리인하도 결국 소비 심리를 진정시키고 금융위기를 막으려는 조치다.
개혁개방 40여 년 역사상 유례 없는 성장 위기를 맞은 중국은 코로나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을 비롯해 최고 강도의 경기 부양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경제회복에 있어 중국이 가장 믿는 구석은 1인당 GDP 1만 달러 시대 14억 명의 국민 소비다. 현재 중국 경제 성장에 있어 소비 공헌도는 57.8%에 이른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의 대표적인 훠궈 외식 상장기업인 하이디라오가 1월 설연휴 이후 3월 말이 다 돼 가도록 아직 정상 매장 영업을 못하고 있다. 시 정부의 통제와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매장 관계자는 언제부터 매장 영업이 정상화 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3월 18일 베이징 차오양구 하이디라오 체인점이 훠궈제품을 테이크 아웃으로 판매하고 있다. 2020.03.19 chk@newspim.com |
코로나 세계 확산으로 출입국 봉쇄 국가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중국 경제의 내수 소비 의존도는 더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마이너스 20.5%에 달했지만 그마나 감소세를 이 정도로 저지할 수 있었던 것도 온라인에 기반한 신소비 덕분이었다.
유력 재경매체인 디이차이징은 전문가를 인용해 "먼저 소비에 불을 붙여 유효 수요를 늘리고 생산(투자) 현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킨다는 게 중국 소비 진작책의 기본 인식"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취업과 주민 수입이 증가해 또다시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관련, 베이징의 포스코 심상형 중국경제 연구원장은 19일 "1~2월 소매판매 동향을 보면 내구재인 자동차와 가전 분야 등의 판매가 각각 37%, 30% 줄었다"며 "중국이 자동차 구입세 감면과 소비 쿠폰 등을 통해 대대적인 소비 진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 시장 혼란으로 발생할지 모를 국내 금융 리스크를 방비하고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3월 13일 인민은행은 기자회견에서 유동성 안정을 통해 실물 경제 분야 융자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기업 조업재개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인민은행은 올해 두번째로 지준율을 0.5~1%포인트 낮췄다. 장기자금 5500억 위안 방출에 해당하는 조치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의 2월 CPI 상승폭이 설과 코로나19 영향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5.2%로 치솟았다. 경제 회복이 다급한 중국은 그럼에도 경기를 살리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 인하를 유도해 나간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20.03.19 chk@newspim.com |
인민은행은 수시 공개시장 조작과 지준율 인하에 이어 금리 인하로 실물경제 부문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중국 역시 경기 부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금리다. 이점에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다른나라 보다 유리하다. 제로금리 수준의 유럽 미국에 비해 금리 운용의 공간이 넓다는 얘기다.
중국은 금리를 낮출때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MLF(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를 낮춰 대출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LPR(대출 우대금리)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LPR은 금리자유화 개혁의 일환으로 2019년 7월 도입한 제도다.
건설은행 장타오(张涛) 이코노미스트는 "2월 5.2%의 높은 CPI 상승폭이 부담이긴 하지만 1~2월 최악의 경제지표와 세계 위기에 대응, 인민은행이 향후 MLF금리 인하를 통해 계속 LPR 금리 인하를 유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여차하면 당국이 인플레 압력을 감수고라도 자유 예금 금리를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코로나19 세계 확산세를 누구보다 가장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국내 코로나19가 1분기 경제를 가격한데 이어 2분기를 앞두고 이번엔 세계 코로나 확산세가 중국 경제에 폭격을 가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경착륙과 금융위기 예방을 위해 메가톤급 부양책을 연중행사 식으로 내놓을 것으로 본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3.19 chk@newspim.com |
주중 한국 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16일 "미국 신중론자들 조차 전방위 재정 투입을 촉구할 정도로 미국 및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중국도 통화 재정 분야에 걸쳐 최고 강도의 부양책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타오(汪涛) 스위스은행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재정 부양 규모가 GDP의 2%를 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 구조개혁을 후퇴시키는 민감한 사안이긴 하지만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규제 부터 풀어야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이미 대출을 포함한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를 시작한 지방 정부도 있다. 국무원은 절대 농지외에 일반 농지의 용도(건설) 전환 허가권을 성 정부로 이관해 지방 투자를 촉진시키기로 했다.
아직 미정이지만 만일 미뤄진 양회가 4월에 열린다면 백화제방식 경제 부양정책이 쏟아질 전망이다. 가능하면 중국은 4월중 양회를 열어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뒤 경제 운영 청사진과 소비 및 투자심리를 뒷바침할 정책들을 제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5월초 노동절 연휴 14억의 국민이 지갑을 열면서 소비경제가 되살아나고 이를 계기로 성장 엔진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