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스포츠계가 코로나19로 인해 한파를 맞고 있는 가운데 말산업에도 불황이 닥쳤다.
한국마사회는 "올시즌 초유의 장기 경마 중단으로 매출 감소가 벌써 8000억원에 달해 첫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19일 밝혔다.
3월 한달간 휴장으로 8000억원의 매출이 허공으로 날아간 것이다. 문제는 마사회라는 기업의 적자로 그칠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경마산업, 승마산업, 말 생산업 등 말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가 휩쓴 서울 경마공원 고객 경마 관람대. [사진= 마사회] |
말산업 실태조사(2019.2월)에 따르면, 말산업의 경제 산출규모는 3조 4125억 원에 달하고 약 2만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경마산업은 말산업 전체 산출규모의 90%에 육박할 정도로 말산업 발전의 허브기능을 담당한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월23일 임시휴장에 돌입한 이후 휴장기간을 계속 연장했다. 하루 평균 8만5000명이 찾던 과천, 부산경남,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에는 적막만이 가득하다. 초유의 한 달 휴장으로 마사회의 경영에도, 경마 상금이 주 소득인 기수, 조교사, 관리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경마상금을 주된 수입으로 삼고 있는 경마 관계자들은 1110여명. 경마를 정상 시행하면 한 달에 평균 200억원 가량의 경마상금이 발생하는데 중단으로 인해 상금을 받을 수 없어 수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마일에 근무하는 근로자 약 5000여 명 또한 휴업상태로, 휴업수당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경마일 경비·환경미화 근로자들도 일거리가 줄어 들어 교대근무로 인해 평소보다 30% 적은 월급을 받아들게 됐다.
무엇보다 경주마 경매 시즌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던 말 생산농가는 경마 중단으로 인해 3월 초 예정된 경매가 무기한 연기되자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마사회의 경매 낙찰 경주마 우대정책에 대한 기대로 금번 경매에는 작년 133두보다 크게 늘어난 168두의 말들이 경매에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경매가 연기되면서 자금 경색 위기에 처한 농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경매 상장마의 약 50%가 낙찰되고, 평균 낙찰가를 약 4000만원 수준으로 가정할 때, 생산농가로서는 35억원 가량의 매출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 씨수말 '오버애널라이즈'를 고가에 수입하는 등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위해 과감히 투자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이번 3월 경매 무산으로만 약 5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3곳의 경마공원에는 총 26개의 식당이 이번 휴장으로 인해 약 8억6000만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당뿐만이 아니다. 과천, 부경,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에는 71개의 편의점이 입점 되어 있다. 전체 편의점의 평균 월매출은 약 14억에 달한다.
특히 작년부터 경마공원 내 식당과 편의점은 소상공인과 사회적 약자가 주로 운영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생계 피해가 우려된다. 과천 경마공원 인근에 위치한 식당들도 경마일인 금, 토, 일에 식당을 찾는 손님이 80%가 줄어 시름에 잠겨 있다.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인 바로마켓도 멈췄다. 바로마켓은 연간 147만 명이 찾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코로나로 인해 바로마켓도 일시 휴장함으로써 참여하는 140개 농가의 판로가 막혔다. 3월 한 달 동안 11억 원의 매출이 증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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