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낮추자 조달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 신용카드‧캐피탈사 등 여신금융업계가 당황하는 기색이다.
예상과는 달리 코로나로 인해 금융시장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 금리가 상승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03.09 Q2kim@newspim.com |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여전채 3년물(무보증 AA+) 금리는 1.639%로 전날 1.617%보다 0.022%p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코로나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빅 컷'을 감행한 지난 16일 1.440%와 비교하면 0.199%p 올랐다.
카드사 등은 자체 수신기능이 없어 대부분의 자금을 여신전문금융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통상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조달 금리도 낮아진다. 여전채 금리가 낮아질수록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조달비용을 절감하고 수익개선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가 내야하는 조달 비용이 증가하게 됐다.
업계는 코로나 확산으로 시장이 얼어붙어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데다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유동성이 악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도 지난 24일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한국 신용카드 매출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 및 가계 소득을 비롯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가계 신용카드 부채 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이는 지속적인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져 신용카드 ABS 신용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전반적인 시장상황을 부정적으로 분석했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캐피탈 업계는 신규대출에 부담을 느끼고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규대출에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 업체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카드사들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평소보다 금리가 높지만 향후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여전채 발행을 예정보다 늘려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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