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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증명사진' 공개한 경찰, 신상공개 방식 바뀌나

기사등록 : 2020-03-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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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사진 공개는 조씨가 처음..."법적 문제 없다"
경찰 "법제화 과정은 아직...조속히 마무리"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경찰이 여성들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물을 만들어 공유한 조주빈(25)의 신상공개를 결정하며 이례적으로 신분증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경찰이 관련 제도를 법제화 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향후 신상공개가 결정되는 강력범들의 신분증 사진도 공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오후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고 조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n번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핵심 운영자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씨는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추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경찰차량으로 향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20.03.25 leehs@newspim.com

당초 경찰이 조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하더라도 이전처럼 검찰 송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론에 얼굴을 노출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범 오원춘, 전 남편 살해 혐의를 받는 고유정,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 등 지금까지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 36명은 모두 이 같은 방법으로 얼굴이 공개됐다.

하지만 경찰은 조씨의 신상공개 결정을 발표하면서 나이와 이름 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신분증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조씨의 신상공개에 대한 법적 근거인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특별법)'은 "성폭력범죄의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얼굴과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얼굴을 공개하는 방법 등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경찰청 훈령인 경찰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도 "경찰은 피의자의 얼굴을 드러내 보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할 수 없고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하도록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조씨의 사진을 공개한 것은 성폭력특별법에 대한 유권해석 결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낫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1월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로부터 '강력범에 대해 신상정보공개가 결정된 후 머그샷 등으로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받았다. 다만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후 경찰청은 강력범이 머그샷 공개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사진 공개 방안에 대해 행안부에 의뢰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하면서 처음으로 피의자의 신분증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경찰이 공개한 조씨의 사진은 최근 모습이 아닌 만 18세 주민등록 발급 당시 사진이다. 

경찰은 현재 강력범의 신분증 사진 공개를 법제화 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은 신분증 사진 공개 등에 대한 인권영향평가를 거쳐 입법 과정이 마무리 되는대로 실시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 훈령을 개정하는 것 역시 입법 과정이라 물리적인 시간이 꽤 필요하다"며 "인권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공유한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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