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을 연장했지만, 일부 조합에서는 총회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명15구역 재개발 조합은 전날 조합원들에게 다음 달 6일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총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조합은 최근 14일 이내 여행력이 있거나 발열·기침·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조합원들은 가급적 총회 참석을 피해달라고 권고했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조합원은 참석이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조합은 이미 분양 일정이 수개월 연기된 탓에 더 이상 사업 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설명이다. 광명15구역은 지난해 12월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를 두고 이견이 발생해 일정이 미뤄졌다.
총회에서는 일반분양가를 당초 정한 3.3㎡당 2043만원에서 1920만원으로 123만원 하향 조정하는 안건 등을 의결한다. 조합은 총회 이후 HUG와 분양가 재협상을 거쳐 오는 5월 일반분양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을 피해 총회를 개최해달라는 광명시의 권고에 따라 일정을 결정한 것"이라며 "시로부터 자문을 받아서 가능한 모든 방역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에 따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유예기간을 3개월 연장하면서 조합 총회 등 단체 행사를 5월 18일 이후로 연기하도록 권고했다. 5월 전 총회를 개최한 조합에 대해선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법에 따라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광명시는 분양가상한제 유예조치와 관계없는 사업장에 대해 총회 금지 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총회 연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사업 일정상 부득이한 조합은 최대한 방역조치를 취해 열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15구역은 분양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어 이번 총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명시는 이번 총회에 광명15구역 전체 조합원(760명)의 20%인 150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소 인원만 참석하도록 하면서 총회 안건 의결 후 신속한 귀가 조치 등으로 감염 예방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도 단체 행사를 진행하려는 곳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23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시공사 합동 설명회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도 30일 예정된 총회 일정을 연기했지만, 국토부가 권고한 5월 이후로 미루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총회 연기에 따라 사업이 늦어지면 이주비 이자 등 각종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합은 총회 일정을 4월 5일 이후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인연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아직 연기 시한을 정하진 못했지만 총회를 최대한 빨리 개최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며 "사업 지연에 따른 이자 부담을 고려하면 정부에서 권고한 5월 18일 이후 총회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각 구청에 오는 5월 중순까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관련 모든 총회를 열지 못하도록 강력히 조치해 달라고 전달했다. 조합이 총회를 강행할 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고발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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