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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이슈] 신동빈, 롯데지주·제과 사내이사로 재선임...'뉴롯데' 탄력

기사등록 : 2020-03-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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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원 호텔롯데 상장→계열사 공동상장 추진
辛의 특명, 생존전략 새판짜기...온라인 강화·M&A로 성장동력 확보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와 롯데제과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뉴롯데' 실현을 향한 발걸음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다음달이면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에 오르면서 '뉴롯데'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 추진을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도 최대 변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신 회장이 최근 그룹 임원진에 "생존전략을 다시 짜라"는 특명을 내린 만큼 27일 열린 롯데그룹 주주총회의 화두는 수익성 개선과 신성장동력 확보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한일 원리더' 신동빈...숙원 호텔상장 등 계열사 공동상장 추진

롯제지주와 롯데제과는 이날 오전 열린 올해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특히 신 회장은 다음달 1일자로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에 오를 예정이어서 한일 양국의 롯데 경영을 책임지는 '원리더'로서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

롯데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지주체제를 구축했다. 롯데지주가 모기업인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쇼핑을 흡수하면서다.

하지만 롯데의 지주체제는 아직 미완성이다. 호텔롯데가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 알미늄, 롯데상사를 거느리며 중간 지주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지분구조. [자료=롯데] 2020.01.19 hj0308@newspim.com

특히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9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 주주들의 지배력이 강하다. '일본기업'이란 꼬리표로 인해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상장이 필수적이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비율을 5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실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호텔롯데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롯데면세점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더 악화되는 양상이다. 롯데호텔도 공실률이 90% 육박하며 실적이 주저앉았다.

호텔롯데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롯데는 실적이 좋은 다른 계열사들의 상장도 함께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상장 실적이 안 좋을 경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날 주총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은 "지주회사 출범 이후 순환출자 해소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추진해오고 있으며 정보통신 등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실시해 왔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 IPO(기업공개)를 통해 보다 투명한 지배체제를 완성하겠다"며 호텔롯데 외 다른 계열사 상장 추진을 언급했다.

거론되는 계열사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GRS), 롯데홈쇼핑 등이다.

◆ 辛의 특명, 생존전략 새판짜기...온라인 강화·M&A로 성장동력 확보

이날 주총의 키워드는 '수익성 개선'과 '신성장동력'으로 요약된다. 신 회장이 그룹 임원진에게 내린 특명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지난 24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하고 "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외 상황을 체크하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현재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유통 사업부문 중 롯데백화점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전년 대비 41.7%% 매출이 감소했고 롯데마트(2월 1일~3월 16일까지)도 13.1% 역신장했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이러한 실적 타개를 위해 이날 주총에서 대표적인 미래 성장동력으로 ▲온라인 통합 플랫폼인 롯데온(ON) ▲해외 시장 성장 도모 ▲코로나 이후 국내외 M&A 추진 등을 꼽았다.

황 부회장은 "미국에 아마존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롯데온이 있다. 혁신적으로 고객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면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세계에서 가장 짜임새 있고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직 계열화된 유통 플랫폼"이라고 자평했다.

신 회장의 역점사업으로 꼽히는 롯데온은 다음달 말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롯데백화점·마트·홈쇼핑·롯데닷컴·하이마트·슈퍼·롭스 등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을 한 데 모은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롯데가 보윤한 고객 3900만명의 구매행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한 번의 로그인으로 7개 계열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검색해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온라인에서 사고 가까운 롯데 매장 1만3000개 점포에서 받을 수 잇는 '옴니채널'을 구현한다는 복안이다.

롯데쇼핑도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3% 감소한 4279억원, 당기순손실은 853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에, 실적이 부진한 점포 200곳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백화점뿐 아니라 마트·슈퍼마켓이 타깃이다. 또한 수익성이 나빠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이키머스 사업에서도 손 떼기로 했다. 다만 점포에 근무하는 협력사원과 파견사원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0.03.25 nrd8120@newspim.com

롯데백화점의 경우 대형 점포 운영에 집중한다. 마트와 슈퍼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풀필먼트 스토어를 구축해 배송 역량도 키운다. 강희태 롯데 유통 BU장(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롯데쇼핑의 핵심역량인 공간, MD 역량, 최대 규모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도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 향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은 롯데쇼핑에서는 20년 만에 사내이사에서 사임했고 롯데칠성음료에서도 물러났다.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한 사임이라는 해석이 많다.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에서 '국정농단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는 점이 크게 영향을 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서 각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내린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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