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COVID-19)로 미국에서 사망자가 최대 20만 명까지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의료 장비 부족이 이 같은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25 |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미국에서 사망자가 10만~20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확진자도 수백만 명으로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매년 1만2000명에서 6만1000명의 미국인이 독감으로 사망했다. 파우치 소장의 예상대로라면 코로나19로 사망하는 미국인은 이를 크게 뛰어넘는다. 1918~1919년 독감 팬데믹은 미국에서 67만5000명의 사망자를 냈다.
전날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2100명으로 이틀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미국에서는 12만30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산소호흡기(ventilator) 부족 현상이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심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코로나19가 확산한 뉴욕시의 빌 드 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뉴욕시에서 며칠 안에 수백만 대의 산소호흡기가 필요하며 내달 5일까지 추가로 마스크와 가운 등 다른 의료 장비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에서 새로운 감염자의 56%가 뉴욕시 지역에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벨 에드워드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뉴올리언스에서 내달 4일께 산소호흡기가 바닥날 예정이지만 추가 공급을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주지사는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루이지애나가 공급 업체에 1만2000대의 산소호흡기를 주문했지만 192대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서도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필요한 산소호흡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뉴욕시 브롱스의 구급약 의사인 아라비아 몰레테는 로이터통신에 "무섭다"면서 "우리는 다른 모든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우리 목숨을 위해 싸우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에 강제 격리 조치를 취할 것을 검토했지만 CDC는 이 세 지역의 주민들에게 앞으로 14일 동안 필요치 않은 국내 이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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