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오피스텔이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통상 수익형부동산이 인기를 끌지만 이번에 사뭇 다른 상황이다.
그동안 주택시장 호황에 편승해 공급이 대거 이뤄지다 보니 최근 임대수익률이 하락세다. 투자자 입장에선 기대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셈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도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피스텔 시장은 낮은 임대수익률과 청약 미달, 초과 공급 등 악재를 겪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91%로 전년(4.93%)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임대수익률은 지난 2009년 6.33% 이후 매년 하락하다 지난 2018년(4.93%) 4%대로 진입했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울의 한 오피스텔 단지 견본주택 현장 [사진=뉴스핌 DB] 2020.03.30 sun90@newspim.com |
오피스텔 투자를 통한 수익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분양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서울 등 일부 브랜드 단지에는 청약 수요가 몰리는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이 이어지는 등 '양극화' 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청약 접수를 마친 오피스텔 7개 단지 중 4개 단지는 미달이 발생했다. 해당 단지는 ▲양주옥정신도시 대방디엠시티 엘리움 ▲나주 스카이센트럴 ▲전주 덕진동 파크리움 ▲고양 원흥 줌시티 등이다. 고양 원흥 줌시티 A1 타입(전용면적 21.79㎡)의 경우, 238실 모집에 단 1명이 청약했다.
반면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여수 웅천 롯데캐슬 마리나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오피스텔 등 대형 브랜드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해에도 청약을 모집한 전국 오피스텔 68개 단지 중 47개 단지가 청약 미달했다. 서울에서도 12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초과 공급 이슈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실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업무시설을 끼고 있는 일부 브랜드 단지를 제외하면 투자 상품으로서 주목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분양이 늘면서 오피스텔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1월 보합에서 지난달(-0.08%)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0.09%)과 세종(0.00%)만 소폭 상승하거나 보합을 기록했고, 나머지 부산(-0.09%), 대구(-0.04%), 인천(-0.34%), 광주(-0.09%), 대전(-0.01%), 울산(-0.20%), 경기(-0.26%) 등 지역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도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크게 늘면서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총 7만6979실이다. 공급량 자체는 지난해(8만9107실)에 비해 감소했지만, 지난해 미분양 물량까지 고려하면 초과 공급에 따라 임차인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연구원은 "올해도 공급이 다수 이뤄지면서 쌓여있는 물량들을 해결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며 "신규 공급 물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