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일부 입술용 화장품에서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타르색소가 다수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입술용 화장품 625개 제품의 타르색소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98.4%에 해당하는 615개 제품이 20종의 타르색소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1일 밝혔다.
입술용 화장품 종류. [자료=소비자원] 2020.04.01 nrd8120@newspim.com |
색소가 검출된 제품 가운데 평균 3종의 타르색소를 사용했고 최대 17종을 사용한 제품도 있었다.
입술용 화장품은 립스틱, 립라이너, 립글로스, 립밤, 립틴트 등 입술에 사용하는 화장품을 말한다.
적색202호를 사용한 제품이 전체의 66.2%로 가장 많았고, 적색104호의(1)이 53.7%, 황색5호는 51.7%, 황색4호는 43.3% 순으로 사용빈도가 높았다.
적색202호는 술염 등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입술용 화장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또한 조사 대상의 절반 정도에 사용된 황색4호·황색5호는 두드러기 등의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나 천식‧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제품에서 사용이 확인된 적색2호와 적색102호는 미국에서는 식품ㆍ화장품 등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내복용 의약품·구강제제를 비롯해 영유아 및 만 13세 이하 어린이용 화장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등색205호는 국내외에서 식품 사용이 금지돼 있다. 화장품에 사용할 경우 미국에서는 일반 화장품에서의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눈 주위 화장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어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입술용 화장품은 어린이나 청소년도 전문매장이나 로드숍에서 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섭취 가능성도 높다"며 "적색2호ㆍ적색102호ㆍ등색 205호 등 안전성 우려가 있는 타르색소는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입술용 화장품의 내용량이 10㎖(g) 이하로 포장에 전성분을 표시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제품 선택 시 안전성 우려가 있는 타르색소의 포함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원은 입술용 화장품에 타르색소 포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첨부문서와 QR코드 등을 통해 전성분을 표시하는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비자원이 중금속 함량과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납과 카드뮴·안티몬·크롬은 검출되지 않아 안전 기준에 적합했다.
다만 3개 제품(15%)이 제조 번호나 사용기한, 한글표시 등을 누락해 '화장품법' 기준에 부적합해 개선이 필요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업체에는 제품의 표시 개선을 권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입술용 화장품에 대한 일부 타르색소의 사용제한 검토 ▲입술용 화장품의 표시에 대한 관리ㆍ감독 강화 및 전성분의 표시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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