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코로나 여파로 세계 영화계가 위기를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넷플릭스 같은 OTT 시장이 호황이다. 감염증 확산을 피하기 위해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인데, 감염증 사태가 오래 계속되면 OTT 업체들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예측이 하나 둘 나온다.
◆확산되는 언택트…콘텐츠는 집에서
[서울·부산=뉴스핌] 특별취재단 =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5 photo@newspim.com |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행하면서 극장들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대신 집에서 즐기는 OTT 콘텐츠로 수요가 몰린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OTT 업계 대표주자 넷플릭스의 인기는 코로나 여파로 더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사태가 악화일로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접속량이 폭증, 넷플릭스 이용 장애가 빚어진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미국의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스마트폰과 PC, TV 등을 통한 넷플릭스 접속자가 몰려 한때 접속 장애를 빚었다. 콘텐츠를 볼 수 없자 회원 문의도 폭주했다.
'기묘한 이야기' '위처' 등 기대작 제작이 밀렸지만 '킹덤' 같은 킬러콘텐츠가 건재한 점도 넷플릭스의 인기 요인이다.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달 13일 공개된 '킹덤' 시즌2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모으며 콘텐츠 소비자들의 언택트 움직임에 한몫했다.
◆"사태 길어지면 OTT 업체에도 악영향"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넷플릭스 '킹덤'의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넷플릭스] 2020.03.05 jyyang@newspim.com |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OTT 수요가 늘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넷플릭스도 영향을 받으리라는 예측은 지난달부터 조금씩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소비심리의 극심한 위축이다. 넷플릭스의 한 달 요금은 최저 9500원, 최대 1만4500원이다. 중산층에게는 비싸지 않을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급여삭감과 대량감원 등이 현실화되면서 이마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비즈니스 정보사이트 더스트릿(TheStreet)의 애니 거스는 미국 투자분석회사 니드햄 앤 컴퍼니의 로라 마틴의 논평을 인용, "코로나가 확산돼 가구소득이 쪼들리면 제아무리 넷플릭스라도 고객 선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 데이터요금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OTT 대신 유튜브 등에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기 탓에 접속자가 몰리는 것을 마냥 반길 일은 아니란 분석도 있다. 넷플릭스 접속량 폭증의 원인에는 회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탓도 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기존 회원 접속시간 증가가 수익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서버 과부하에 따른 화질 조정이 사용자 불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넷플릭스는 접속자 폭증에 따라 스트리밍 화질을 일부 지역에서 낮췄다. 콘텐츠 화질을 HD에서 SD로 떨어뜨릴 경우 트래픽의 25%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물론 구글(유튜브)이나 페이스북도 같은 조치를 내렸지만, 넷플릭스는 유료서비스다. 화질저하로 접속이 원활해지더라도 사용자들이 납득할 지 미지수다. 넷플릭스가 폭발적으로 가입자를 늘린 비결 중에는 고화질(4K나 HDR 등)콘텐츠가 포함된다. 이런 조치가 길어질 경우 이용자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
◆코로나 위기에 달라진 콘텐츠 소비형태…대세 굳힐 수도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영화관이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7 mironj19@newspim.com |
다중이용시설이 감염증에 취약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OTT로 눈을 돌리고, 영화계도 플랫폼 변경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위기의 극장가를 대신할 영상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넷플릭스 같은 OTT 업체가 완전히 자리를 굳히리라는 낙관론도 만만찮다.
이런 전조는 이미 나타났다. '사냥의 시간' 등 극장 개봉을 예정했던 신작들이 코로나 장기화로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대화면과 웅장한 사운드가 극장 특유의 매력이지만 코로나 사태를 경험한 영화팬들이 이제 극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애초에 넷플릭스가 등장할 때부터 견제의 시선을 보내던 극장사업자들의 우려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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