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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협상 타결 '초읽기'…전문가들 "5년 계약, 동맹 안정성 확보"

기사등록 : 2020-04-0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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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문성묵 "다년 계약, 한미동맹 안정성·예측성 확보"
박정진 "대북메시지 효과도…北, 주한미군 철수 언급 못해"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한국과 미국이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을 실무선에서 잠정 타결했으며 이르면 1일 구체적인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정은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해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주둔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SMA 협상이 실무선에서 잠정 타결됐으며 한미 정상의 최종 서명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변수가 남아 있지만 오늘 타결을 발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는 지난 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의 한국인 근로자 강제 무급휴직 통보 조치에 항의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노동조합]

◆ 지난 협상땐 미국 요구로 1년 계약

협상 타결의 마지막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심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교가에서는 상부의 승인 없이 국가 간 중요 협상이 열리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무선의 잠정 타결안이 이른 시일 내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도 전날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으며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SMA 총액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계약기간은 5년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10차 SMA는 1년 계약으로, 협정문이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발효된 4월 이후 약 5개월 만인 9월부터 11차 SMA를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했다.

그동안 SMA 유효기간은 지난 1991년 1차 협정 이래로 초기 2~3년에서, 최근 8~9차 협정은 5년으로 이뤄졌다. 10차 때도 다년 계약으로 추진돼왔으나 막판에 미국 측 제안에 따라 1년으로 결정됐다.

미국이 지난 협정에서 1년 계약을 요구한 것은 해외 주둔 미군 방위비 분담금 산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글로벌 리뷰' 절차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 틀을 만든 만큼 다시 이전의 다년계약으로 돌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원래 SMA는 다년계약이 맞다"며 5년 계약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에서도 주한미군 기지 건설이나 한국인 고용 문제 때문에 1년 계약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월 29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29 bernard0202@newspim.com

◆ 전문가들 "다년 계약 시 한미동맹 안정성·예측성 확보"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단년 계약을 하면 협상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협상을 해야 하는데 이 협상이 무척 민감한 협상이라 부담이 있다"며 "다년 계약을 하면 한미동맹의 안정성과 예측성이 있으며 이는 미국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단년 계약으로 매년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한미동맹의 정신에도 맞지 않다"며 "다년 계약으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주둔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한미연합전력 강화, 협상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 최소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년 계약이 북한을 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다년 협상을 하면 적어도 그 기간 동안은 주한미군의 지위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주한미군 철수를 대미 협상 카드로 꺼내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11차 SMA의 5년 계약이 공식 발표될 경우 방위비 분담금의 연간 상승률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8·9차 SMA 때는 첫해 상승률을 비교적 높게 하고 다음 해부터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되 4%가 넘지 않는 수준으로 했다.

박원곤 교수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첫 해 인상을 크게 해야 당장의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어 처음 인상률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첫해에 크게 올리기보다는 매년 상승률을 올려서 5년 후에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여론에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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