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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뉴욕 병원들, 위독 감염자 호흡기치료·심폐소생술 포기 허용

기사등록 : 2020-04-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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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내 코로나19(COVID-19) 확산 기점이 된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대한 산소호흡기 치료와 심폐소생술을 포기하는 것을 허용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넘쳐나는 환자에 비해 의료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인 감염까지 속출하자, 생존 가능성이 낮은 환자는 포기하고 생존율이 높은 환자의 치료에 집중하는 전쟁터같은 상황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뉴욕시의 각 병원에서는 산소호흡기 한 대를 환자 두 명이 나눠 쓰기도 하고 사망자가 급증해 영안실이 부족해지자 냉동 트럭까지 동원해 시신을 보관하는 등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 벤치에 앉아 있는 의료계 종사 여성. 2020.03.30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뉴저지주 세인트조셉대학병원과 뉴욕주 엘므허스트 병원 등이 비공식적으로 '심폐소생술 금지'(DNR, Do Not Resuscitate) 지침을 내렸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료진의 안전과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고려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한 환자에게 DNR을 적용해도 좋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

이들 병원은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전염병 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을 하려면 환자를 직접 만져야 하는 의료진이 감염될 위험이 높고,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환자의 경우도 24~48시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심폐소생술로 살아난 환자는 대부분 산소호흡기를 연결해야 한다는 점도 물자가 부족한 현재 각 병원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뉴욕 소재 미국 최고 병원 중 한 곳인 NYU 랑곤 의료센터는 응급실 의료진에 산소호흡기의 사용을 생존율이 높은 환자에게 집중하라는 내용의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보도했다.

NYU 랑곤 의료센터의 응급의학 과장인 로버트 페미아는 지난 28일 응급실 의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생존율을 고려해 삽관 및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는 결정을 병원 위원회가 아닌 담당 의사에게 일임한다"고 전달했다.

페미아 박사는 이메일에서 "산소호흡기 배분 문제에 있어 센터 내 전문가와 경영진이 내부지침을 마련 중이지만 응급실은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응급실 담당 의사에게 결정을 일임하는 방침을 내렸다.

그러면서 "호흡기 연결을 위한 삽관으로도 치료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심정지 및 중증 만성질환 환자들의 경우 소용없는 삽관 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담당 의사의 결정을 응급의학부와 센터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의사들은 페미아 박사의 지침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NYU 랑곤 소속 한 의사는 "의사로서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포기해야 할지 어떻게 결정해야 하나?"라며 "아직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포기할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이러한 지침이 내려온 것은 의사가 신이나 내릴 법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뜻한다"고 우려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시스템과학·공학센터(CSSE)에 따르면 한국시간 1일 오후 4시 55분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8만9633명, 사망자는 4081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가운데 뉴욕주 뉴욕시 누적 확진자는 4만3119명에 달했고, 이중 1096명이 사망해 4만2023명의 환자가 여전히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창궐로 극심한 의료 장비와 시설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국 뉴욕시의 센트럴 파크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야전병원이 설치되고 있다. 2020.03.31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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