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제조업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됏다.
코로나19로 국내 소비와 생산, 글로벌 수요까지 직격탄을 맞아 내수·수출기업의 경기전망을 큰폭으로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 1분기보다 18포인트 하락한 57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55에 근접한 수치다. 낙폭 역시 그 당시 24포인트 감소 이후 최대치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 추이 [표=대한상의] 2020.04.02 yunyun@newspim.com |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하면 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와 생산 차질이 자금 회수를 차단해 기업을 극심한 자금 압박에 몰아넣는 실물-금융 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미국·유럽 등지에서 감염병이 급속도로 퍼지는 등 장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 경기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피해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활동에 피해를 입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71.3%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작년 1분기 실적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액 감소폭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대한 평균 22% 감소로 집계됐다. 과거 경제위기와 비교한 피해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IMF 외환위기 때와 유사(41.4%)하거나 더 크다(35.6%)'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의 체감경기전망은 모두 큰폭으로 떨어졌다. 2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63으로 전분기보다 25포인트 하락했으며 내수부문은 56으로 15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 체감경기는 전국의 모든 지역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특히 코로나19로 관광객 감소 피해를 입은 제주(43)와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은 충남(43), 대구(50), 경북(51) 등이 가장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경북지역에 밀집한 섬유·의류(45), 자동차·부품(51), 기계(59)부문을 중심으로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책 과제로는 금융·세제 지원(72%), 공정거래, 세무조사 등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서비스·신산업 관련 규제개혁(15.7%) 등을 차례로 답했다.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상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일선 창구에서의 자금 집행 모니터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