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최근 중국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강한 면역력을 가진 '슈퍼 피그' 개발의 효용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공적인 품종 개량보다 사육 농가의 위생 개선이 급선무라는 전문가들의 일침이 커지는 모양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바이오 업체인 산동람사종업(山東藍思種業)과 국가 기관이 주축이 된 연구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강한 억제력을 보인 돼지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돼지 품종은 '람사백2호돼지'(藍思白2號豬·LS-2)로 명명됐고,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뚜렷한 면역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농업과학원(中國農業科學院) 산하 하얼빈수의연구원(哈爾濱獸醫研究所)도 3월 초 홈페이지를 통해 아프라카돼지열병 백신 개발 소식을 공지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의 양돈 사육 농가 모습[사진=셔터스톡] |
이와 관련해 SCMP는 최근 중국 당국이 면역력을 대폭 강화한 돼지 품종 개발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연구에 몰두하고 있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인 양돈 농가의 위생 개선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슈퍼 피그'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근본적인 방역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판천쥔(攀陳俊) 라보뱅크 축산분야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지를 위한 획기적인 방법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일부 백신이 개발됐지만, 만족할 만한 효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슈퍼 피그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펑융후이(馮永輝) 양돈 플랫폼 써우주왕(搜豬網)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억제하는 작업이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글로벌 양돈 업계도 사육 환경 위생 개선 작업이 가장 강력한 방역 대책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인 존슨(Wayne Johnson) 농축산 컨설팅 업체 언에이블(Enable) 컨설턴트는 '슈퍼 피그 출현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아프라카돼지열병 발생 이후에도 사육 농가의 위생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고, 여전히 감염된 돼지들이 판매를 위해 이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9년 중국의 돈육 생산량은 전년 대비 21.3% 감소한 4255만 t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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