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미국 경제의 최소 4분의 1이 '셧다운'(유휴)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지난 3주 동안 코로나19로 미국의 경제 활동이 얼마나 멈춰섰는지를 조사한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이런 유휴 규모는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체 카운티의 80%에 이동금지명령(lockdown order)이 내려졌다. 해당 카운티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96%를 차지한다. 또 50개주(州) 가운데 41개주가 식당, 대학, 체육관, 영화관 등 비(非)필수 사업장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마타완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뉴저지주(州) 마타완에 위치한 세차장이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문을 닫은 모습. 2020.04.01 bernard0202@newspim.com |
WSJ은 "그 결과 미국의 일일 생산량(daily output)은 미국 내에서 폐쇄 명령이 잇따르기 직전인 3월 첫째주와 비교해 약 29%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일 생산량이 월간으로 29% 줄어드는 상황이 2개월을 초과해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두 달 넘게 계속되면 미국 GDP는 2분기에 연율 약 7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많은 카운티가 올해 여름 이전에 다시 경제를 재개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2분기 미국 GDP의 감소폭을 연율 30%로 관측했다.
경제 전문가들 다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면 주 정부가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올해 여름이나 가을에 생산량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대공황 기간이었던 1929~1933년 미국의 GDP는 연율 26% 줄었다. 또 최근의 경제 침체 시기인 2007년 말에서 2009년 중반까지 GDP는 분기 환산으로 약 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천재지변이다"라면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유사한 것이 대공황 시절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현재까지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인한 생산량 손실분 만을 측정했다. 실업률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같은 분석조차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덧붙였다.
한편, 미국 투자회사 로이트홀드의 짐 폴슨 최고투자책임자(CIO)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가 '엄청난 수준'으로 붕괴될 것이라면서도, 대공황과 같은 불황기에는 빠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CNBC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폴슨 CIO는 지난 3일 CNBC의 '트레이딩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미) 진입한 이번 침체는 완전히 독특한 현상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며 약 90년 전에는 오늘날과 같은 경제적 피해를 완화하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규모 통화부양책이나 정부의 재정정책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폴슨 CIO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이전 저점을 깨고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주가가 저점을 돌파한 뒤 12~18개월 안에 현 지점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 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전 저점은 지난달 23일 기록한 2237.40이다. 주말 종가는 2488.65이다.
S&P500지수 6개월 추이 [자료= 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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