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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GO!] 구로을 "그래도 민주당"…與 윤건영 '독주 굳히기'

기사등록 : 2020-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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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단일화 협상 결렬돼 '빨간불'
與 윤건영 지지율 50%대 상회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그를 저지하기 위해 미래통합당이 전략공천한 '3선 자객' 김용태 의원이 오는 4·15 총선 서울 구로을에서 격돌한다.

청와대와 제1야당의 자존심을 건 대리전 양상으로 굳어진 가운데 6일 현재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 후보와 강요식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경선마저 전날 돌연 무산되면서 보수진영은 다급해진 분위기다.

21대 총선 서울 구로을 여론조사 결과

◆ "정권 심판론 vs 야당 심판론"…文복심·野중진 자존심 대격돌

이번 총선에서 구로을이 지닌 무게감은 상당하다. 구로을은 민주당의 옥토 중 옥토다. 민주당은 지난 16년간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 속에서 이곳 의석을 지켜왔다. 2004년 김한길 전 대표가 당선되고, 2008년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내리 3선을 지내면서 모두 6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당에게 구로을의 함락은 곧 '정권 심판'을 의미한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실장을 '수비대장'으로 투입해 철벽 수비에 들어갔다. 

미래통합당은 3선 중진 김용태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김 의원은 서울 양천을에서 내리 3선을 지냈으나 당의 험지 출마 권유를 받아들여 윤 전 실장 저격수로 나섰다. 친문(親文) 그룹 핵심인사를 구로에서 쓰러뜨리고 정권심판론에 불씨를 댕기겠다는 복안이다. 

두 후보 모두 구로와의 인연이 깊지 않다는 점에서 여야 대리전 성격은 더욱 부각된다. 윤 후보는 박 장관의 바통을 이어받은 정치 신인이고, 구로에 처음 등판한 김 후보 역시 지역 신인인 셈이다. 실제 6일 뉴스핌이 만난 유권자 대부분은 "인물보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신도림역 앞에서 만난 남성 이모씨(71)는 본래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지난해 '조국 사태' 후 마음이 돌아섰다고 했다. "2016년 선거에선 민주당에 투표했지만 이번엔 미래통합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다. 작년 조국 (사태를) 보고 (민주당에) 실망 많이 했다. 그렇게 자신들이 정의로운 척 하더니 (그렇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이슈에는 관심없다. 정당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성(76세)은 "민주당을 지지한다"면서도 "어떤 후보가 출마하는지 아직 살펴보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누가 당선되든 그저 서민들이 평온하게 잘 살게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구로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상인 역시 "어떤 후보가 출마하는지 잘 모른다"면서도 "문 정부가 들어선 후 사는 게 너무 어려워졌다. 이번엔 야당을 뽑아주려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윤건영 민주당 후보가 6일 오전 지하철 신도림역 출구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6. chojw@newspim.com

◆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불발' 속 민주당 '우세'…"미워도 다시 한번"

현재까지는 윤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김 후보를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김 후보와 강 후보 표심을 합쳐도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윤 후보는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4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 지지율은 50.1%, 김 후보 지지율은 27.7%였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강요식 전 미래통합당 구로을 당협위원장이 7.3%로 뒤를 이었다. 

메트릭스리서치가 지난 1일 TV조선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는 45.7% 지지율을 기록, 김 후보보다 14.5%p 앞섰다. 강 후보 지지율은 8.6%였다. (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진영은 후보 단일화마저 끝내 불발되자 초조해진 분위기다. 김 후보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구로을 보수우파 후보 단일화 경선은 강요식 후보가 일방적으로 파기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당초 6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으나, 강 후보가 '8% 가산점'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설명이다. 보수 진영이 주춤하는사이 윤 후보는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다. 

신도림역 출구에서 만난 50대 여성 한모씨는 '15일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그래도 민주당"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나 한국당(통합당 전신)이나 마음에 안 들기는 매한가지다. 차라리 여당을 찍어주는게 낫다"고 했다. 

구로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40% 가까이 줄었다. 장사는 안되는데 월 350만원 임대료는 그대로다. 정부여당이 한다는 '착한 임대인 운동'은 이 동네에선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어김없이' 여당을 찍겠다고 한다. '잘못한 게 많다면서 왜 지지하냐'고 물었더니 "코로나 대처를 잘 하고 있고, 노인기초연금도 올려줬다. 아직까진 잘하는 게 더 많다"고 답했다. 

후보 공약을 살펴보겠다는 중도층 유권자도 있었다.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만큼 지역 최대 현안을 해결해줄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반응이다. 

구로구청 앞에서 만난 한 남성(86)은 지역 최대 현안인 교통 인프라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영주차장이 너무 부족하다. 우리 동네 1순위 과제"라며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이 문제를 꼭 해결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구로역에 에스컬레이터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 지금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구로역 출구는 하나 뿐이다.  나 같은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에선 민주당을 뽑았지만 이번엔 (후보 공약을) 잘 보고 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김용태 서울 구로을 미래통합당 후보 유세단이 6일 오전 신도림역 출구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4.06 chojw@newspim.com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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