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코로나19 국가전략물자를 빼돌려 시장에 팔아넘긴 간부 세 명이 국가반역죄로 총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간부들에 선물하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한 식자재를 빼돌린 간부들이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평안북도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지난 3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당국이 단동-신의주 세관을 예외적으로 열고 급하게 국가전략물자를 들여왔다"며 "이렇게 들여온 국가전략물자를 빼돌려 장마당에 팔아넘긴 간부 세 명이 며칠 전, 국가반역죄로 재판도 없이 총살됐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 3월 23일 10여대의 무역트럭과 국제화물열차 편으로 수입된 국가전략물자는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아 간부들에 선물할 식품들이었다"며 "해당 자재가 검역과 소독을 거친 후 물류창고로 들어갔다가 중앙에서 지정한 여러 단위로 공급되는 과정에서 식료공장의 한 간부가 물류담당 간부에게 뇌물을 주고 국가공급량보다 콩기름 5톤을 더 받아 장마당에 넘겼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평안북도 시장들에서 판매되는 콩기름이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 국가전략물자라는 신소가 중앙에 올라가면서 시장 판매 콩기름의 유통과정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며 "조사과정에서 물류창고책임자와 물품공급자, 물품 인수원이 공모해 국가전략물자를 빼돌린 사실이 발각됐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조사결과는 1호(김정은) 보고로 올라갔으며, '이 사건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비상시국인 지금 중앙에서 긴급물자로 들여온 선물자재에 손을 댔으니 국가반역죄로 처리하라'는 1호방침에 따라 총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간부들이 언제 어디서 총살됐는지 정확한 장소는 확인하지 못했다"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1월 말부터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를 방역한다며 당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신의주시장에는 식량을 비롯한 수입 사탕가루(설탕), 콩기름 등이 품귀해졌고 가격도 급등했다"며 "특히 콩기름 가격은 물건이 없어 내화 1만5000원~1만8000원까지 급등했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이어 "콩기름 값이 이처럼 급등하자 식료품과 물류 담당 간부들이 짜고 국가전략물자로 들여온 콩기름을 뻬돌려 크게 한 몫 보려했던 것 같다"며 "지난 3월 하순 이후부터 이상하게도 장마당에 중국산 콩기름이 공급되고 가격도 내려가면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중앙당에 신소함으로써 이번 사건이 드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재 장마당에서 중국산 콩기름 1kg은 내화 1만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주민들은 장마당물가가 내려가는 것은 다행이지만 중국과의 무역을 정상화 시키면 이보다 훨씬 싼 가격에 콩기름을 살 수 있는데, 무역은 풀지 않고 생 사람만 잡는 당국을 대놓고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