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미타결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가 강제 무급휴직에 들어갔지만, 양국 국방장관은 아직도 방위비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방위비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정 장관이 나와의 통화에서 동맹 전체에 걸쳐져 있는 공정한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논의해 준 것에 감사한다"면서도 "공정하고 균형잡힌, 포괄적인 합의가 빨리 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11.15 photo@newspim.com |
국방부에 따르면 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전날 저녁 약 20분간 이어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양 장관은 SMA 협상이 상호 동의 가능하고 공정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점과 조속한 합의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양 장관은 방위비 협상 타결 방식에 있어서 뚜렷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현재 미국은 기존보다 대폭 인상된 수준에서 방위비를 협상하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은 미국 측이 요구하는 인상분을 받아들일 수 없고 또 근로자들의 인건비 문제를 방위비 협상에서 따로 떼 먼저 타결하자는 입장인데, 이날 통화에서도 양 장관은 각자 기존의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대변인은 "정 장관은 에스퍼 장관에게 'SMA 협상타결지연이 한·미동맹의 안전성과 연합방위태세유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한·미 국방당국의 공동인식 하에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정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에스퍼 장관이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간 미국이 보여온 입장과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정 장관의 말에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따라 SMA 협상은 물론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문제가 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됐다. 최현수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근로자들 지원 문제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조를 진행하고 있다"는 언급 외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국방부는 근로자들의 무급휴직이 시작된 지난 1일 무급휴직 대상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법을 제정해 우리 정부 예산으로 근로자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며, 특별법 제정 전에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긴급생활자금 대출지원 등의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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