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불과 7일 남겨두고 불미스러운 막말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의 30·40세대 폄하 발언에 이어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광화문 세월호 텐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막말로 제명을 당했다.
총선을 앞두고 막말 논란으로 분위기가 흐려지자 통합당 역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김종인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앞으로 부적절한 막말을 하는 사람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차명진 경기 부천시병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OOO사건이라고 아세요"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 후보가 지난해 세월호와 관련해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상대 후보가 해명을 요구하자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차 후보는 "국민의 동변상련으로 국민 성금을 모아 만든 그곳에서 있지 못할 일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나"라며 "그럼에도 자숙하기는 커녕 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마치 세월호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치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이용해 권력을 장악한 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한 것인데 왜 계속 막말이라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차 후보의 막말 논란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당시 차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먹는다"고 적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차 후보는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통합당의 막말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권역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며 "그런데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30·40 세대 폄하 논란이 일었다.
김 후보는 다음 날인 7일에는 서울의 한 지역방송국에서 열린 총선후보자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말해 노인층 비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대호 미래통합당 관악갑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제명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0.04.08 kilroy023@newspim.com |
통합당은 이날 오전 중앙윤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쌓인 김 후보를 제명키로 했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이날 선거 지원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막말을 한) 한 사람으로 인해 다른 많은 후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빨리 조처를 취하라고 했다"며 "앞으로 부적절한 막말을 하는 사람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의견이 엇갈렸다. 이진복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해당 방송 내용을 들어보지도 않고 일부 기사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며 "말 한마디로 당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혹시 억울한 일이 생기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해당 발언에 대한 윤리위 일정에 대해 "아직 안 잡혔다"며 "아직 해당 방송도 보지 않고 윤리위를 몇 시에 열겠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윤리위를 열려면 성원이 되는지 먼저 연락부터 해야겠지만, 그에 앞서 점검을 해야 한다"며 "과연 차 후보를 제명할 발언 내용인지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내부 절차를 거쳐 윤리위를 열 것인지, 하더라도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안 유세 지원을 마친 김 위원장은 이 본부장의 발언에 대해 "내가 말하는대로 할 테니 걱정말고 있어라"라고 말했다. 그는 '제명 조치로 간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자기 스스로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는 사람에 대해 더이상 얘기할게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오는 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에 출마한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 논란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내의 막말 논란으로 돌아서려는 민심을 진정한 사과를 통해 붙잡으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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