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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전쟁] OPEC+ 회의 개최 앞두고 회의론 무성

기사등록 : 2020-04-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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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업체들 생산 줄인 것도 감산으로 봐야"
러시아 "명시적 감산 아니면 인정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여부를 결정할 OPEC+ 회의를 앞두고 회의론이 무성하다고 CNBC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미리트NBD의 에드워드 벨 분석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감산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한 뒤, 사우디와 러시아는 과거처럼 부담스러운 규모의 감산량을 떠맡으려 하지 않고 있다며, 양국의 이같은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OPEC+는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으로 9일 오후 2시(한국시간 9일 오후 11시)에 화상 회의를 열 예정이다. OPEC+는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 14개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10개국으로 구성된 연대체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 진영을 이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회의는 10일까지 이틀 간 진행되며 미국도 참여한다.

◆ 미국 "업체들 생산 이미 줄여...감산 인정해야"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하루 1000만~1500만배럴(전 세계 공급량의 10~15% 해당)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고 밝혀 이번 OPEC+ 회의에 대한 원유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달 6일 감산 합의 결렬 이후 증산 경쟁을 선언했으나,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과거 OPEC+의 감산 합의로 수혜를 입었던 미국도 감산에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미국은 자국의 감산 가능성을 줄곧 일축해왔다.

지난 2017년 7월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은 자국의 석유 산업이 다른 산유국과 달리 민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과, 감산을 가격 담합 행위로 보는 국내의 독점금지법 때문에 감산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EIA)는 지난 7일 올해와 내년에 걸쳐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12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 러시아 "미국도 명시적 감산에 동의해야"

하지만 이날 러시아 정부는 미국도 명시적 감산에 동의해야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미국은 올해 국제 유가가 폭락한 데 따라 자국 원유업계의 생산이 자연스레 줄었다며, 이를 감산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유가 하락에 의한 미국 원유 기업의 생산량 축소가 감산으로 인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건 다른 개념이고 감산과 동일시될 수 없다"고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올해 들어 국제 유가는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수요 급감과 사우디와 러시아의 증산 방침으로 50% 안팎 폭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각각 배럴당 33.62달러, 26.41달러로 올해 들어 49%, 57% 떨어졌다.

◆ "'저비용 산유국' 사우디-러시아, 감산 동기 없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플래츠의 크리스 미즐리 분석 책임자는 9일 OPEC+에서의 합의는 모두를 위해서 이뤄져야하지만, 저비용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는 감산을 해야할 동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즐리 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수요 회복이라고 강조한 뒤, 감산은 단순히 가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뿐 이라며,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사우디와 러시아가 생산량을 줄일 유인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州) 미드랜드 인근에 위치한 퍼미안 분지에서 원유 펌프가 작동하는 모습. 2017.03.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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