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4·15 총선 선거유세 지원에 나서고 있는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또 다시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긴급지원금으로 대학생·대학원생들에게 1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유 의원은 9일 경기 김포시을에 출마하는 홍철호 통합당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그는 홍 후보의 지원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00만원이 아니라 200만원, 300만원도 드리고 싶다"며 "그러나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원칙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금 젊은 학생들이 대학생과 대학원생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연령대에 학교를 못 다니고 실업 상태에 있는 젊은이들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특정 카테고리를 정해서 돈을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장안구 소재 정자시장을 찾아 이창성 수원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0.04.04 jungwoo@newspim.com |
유 의원은 이어 "전국민에게 지급할 돈이 있다면 진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두 번, 세 번 드리거나 더 많이 드릴 수 있지 않나"면서 "지금 코로나 사태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국가가 국민의 세금이나 국민의 빚으로 돈을 쓸 때에는 원칙을 세워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히 건전한 보수정당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대학생, 대학원생들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은 형평의 문제, 공정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가재정이 얼마나 필요할지 모른다. 선거를 앞두고 초반에 돈을 흥청망청 원칙 없이 쓰는 것은 곤란하다"며 "국민들께서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다른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 의원이 당 지도부 의견에 반박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일 황교안 대표가 전 국민에 50만원 재난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전 국민에게 5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전 가구에 100만원을 지급하는 정책이든 모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매수하는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악성 포퓰리즘은 어차피 오래 갈 수가 없다"며 "달러화나 엔화, 유로화 같은 강한 화폐 발행국가가 아닌 우리나라는 재정 건전성을 생각하면서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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