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GAM

美 고용 쇼크→소득 위기 '코로나 악순환' 다음은

기사등록 : 2020-04-10 00:5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기업들 대규모 감원이 지속되면서 이른바 소득 위기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한꺼번에 대규모 근로자들이 감원이나 무급 휴직을 당하면서 가계 소득이 일시에 사라지면서 개인 파산이 크게 치솟을 것이라는 경고다.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기업들은 임금 삭감에 나설 움직임이고, 실업 대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월세와 신용카드 연체가 급증하는 등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악순환이 본격화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노숙자와 빈곤층을 위해 식사와 원조를 공급하는 바워리 미션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9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661만건에 달했다. 3주간 신청자 수는 1680만명. 말 그대로 실업 대란이다.

CNBC는 최근 3주 사이 미국 노동 인구의 10%가 일자리를 잃은 셈이라고 보도했다. 기업들의 감원과 무급 휴직 소식은 연일 꼬리를 물고 있다.

온라인 검색 서비스 업체 옐프가 2000명 이상의 인력을 축소하기로 했고, 이벤트 매니징 업체 이븐브라이트는 전체 직원의 45%을 감원하기로 했다.

혼다와 닛산은 오하이오를 포함한 주요 생산라인의 직원을 총 1만명 감원할 예정이고, 머큐리 뉴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IT 업체들 가운데 약 20%가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로펌과 주요 대학, 병원들도 인력 감축에 합류했다. 외식 업계와 메이저 호텔들은 일찍이 감원과 무급 휴직에 돌입했고, 디즈니가 19일부터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감원과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등 레저 업계도 고용 쇼크가 두드러진다. 상당수의 프리랜서 종사자들도 일감을 구하지 못해 사실상 실직 상태다.

앞서 CNN은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해진 근로자들이 슈퍼마켓을 포함해 비즈니스가 지속되는 일부 업계에서 취업 기회를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월가의 전망은 흐리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감원 한파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랜트 손톤의 다이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장단기 감원이 날로 늘어날 것"이라며 "임시직과 비정규직에서 시작된 실업 대란이 주요 산업 전반의 고급 인력으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 쇼크로 인한 연쇄적인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 대학의 제이콥 로빈스 경제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감원과 무급 휴직, 임금 삭감으로 가계 소득의 손실이 크고, 이에 따라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2차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소비 시장은 물론이고 부동산 시장으로 이미 불똥이 튀었다. 미국 주택 임대업자 단체인 전미다가구주택협회(NMHC)의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아파트 세입자 가운데 31%가 4월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

모기지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UBS는 올해 모기지 대출금 연체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신용 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대규모 주택 압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대규모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주요 도시 곳곳의 푸드 뱅크는 고용 쇼크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뉴욕타임스(NYT)는 식량과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전국의 푸드 뱅크에 매일 수백만명이 몰려든다고 전했다.

숙박 업계에서 일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크리스탈 스튜어트 씨는 NYT와 인터뷰에서 "당장 먹을거리가 없는 실정"이라며 "아파트 월세부터 자동차 할부 등 그 밖에 문제는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고 말했다.

 

higrace5@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