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잇딴 '막말' 파문으로 황교안 대표가 머리를 숙이고 이를 수습키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경북 포항에서도 '막말' 논란이 제기되면서 시민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포항 남·울릉 선거구에 출마한 김병욱 미래통합당 후보가 포항을 '썩은 땅'으로 비유한 것을 두고 '포항 비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막발'파문을 불러일으킨 김병욱 통합당 후보가 한 SNS커뮤니티에 올린 문제의 '썩은 땅' 글.[포항지역 주민 SNS캡쳐] |
통합당 김병욱 후보는 최근에 제기된 자신의 허위경력 의혹 관련, 대응 과정에서 한 SNS커뮤니티에 '썩은 땅에 새싹 하니 틔우기 참 힘드네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같은 내용이 SNS를 통해 지역에 퍼지면서 '포항을 비하했다'는 비난이 지역민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
장규열 교수(한동대)는 "포항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15년 넘게 살면서 우리지역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하면 이 고장이 더 나아질 것인지 늘 생각하며 지냅니다"고 말하고 "어쩌다 젊은 친구가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게 되었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지만, 자신이 대표할 지도 모르는 고장을 '썩은 땅'으로 생각한다는군요"라며 개탄했다.
장 교수는 또 "그런 마음으로 '포항남·울릉'을 대표하겠다는 생각, 부끄럽고 부끄럽습니다. 이 동네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선출되어야 합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민 A씨는 "지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후보가 지역민의 삶의 터전인 포항을 '썩은땅'으로 비유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SNS를 통해 "썩은 땅이라고? 우리는 썩은 땅에 삼대째 살고있다. 우리는 썩은 사람인가? 후손들은 썩은 땅에서 썩을 사람들인가?"며 분개했다.
김 후보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 후보 측은 SNS를 통해 "정책대결은 없이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만 난무한 포항의 선거 풍토를 제가 어느 밴드에서 댓글로 '썩은 땅'으로 빗댔다"고 해명하고 " '썩은 땅'은 우리 포항과 울릉이 아니라, 지역의 낡은 정치권, 구태 선거판을 일컬은 것입니다"라며 해명했다.
이어 "제가 남긴 '썩은 땅' 댓글은 결코 우리 포항과 울릉이 아니라 지역의 낡은 정치판을 말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고 거듭 강조하고 "낡은 정치판을 썩었다고 말한 것에 불편함을 느낀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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