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러시아를 포함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감산에 합의했으나,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 중심지인 텍사스 퍼미안 분지의 원유 펌프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교보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OPEC+의 공급 조절 규모가 수요 위축 규모보다 적다고 평가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 때 감산 합의 규모가 하루 20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멕시코의 반대로 최종적으로 970만 배럴로 발표됐다"며 "이후 추가 회의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나머지 주요 20개국(G20)이 감산에 동의했으나, 여전히 수요 위축 규모보다는 작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폭은 하루 3500만 배럴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OPEC+이 발표한 감산 규모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반면 이번 합의에도 향후 원유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원유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재차 원유 시장점유율(M/S) 경쟁이 발발할 것"이라며 "미국과 캐나다 입장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 합의를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고, 자체 헤지를 통해 안정적인 원유 수입을 확보한 멕시코의 감산 거부 사례또 OPEC+의 단결력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메이저 E&P 업체들의 다운스트림(Downstream) 투자 확대도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메이저 E&P 업체들의 생산 축소는 업스트림(Upstream)에 머물러 있을 뿐 다운스트림으로의 확장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결국 시장 참가자가 원유 전성시대의 끝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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