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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보이콧까지…코로나19로 시끄러운 영화계

기사등록 : 2020-04-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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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신작들이 극장 대신 안방으로 향하며 영화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로 직행한 영화는 법적 분쟁 끝에 공개가 보류됐고 극장·주문형 비디오(VOD) 동시 개봉을 결정한 영화는 상영 거부를 당했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사냥의 시간' 스틸 [사진=넷플릭스] 2020.04.13 jjy333jjy@newspim.com

최근 영화계의 가장 큰 이슈는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행이다. 당초 극장 개봉 영화였던 '사냥의 시간'은 상영을 앞둔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차례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이후로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자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는 국내 상업영화 최초로 극장 개봉을 건너뛰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제동을 건 건 국외 세일즈대행사 콘텐츠판다였다. 이들은 "30여개국에 '사냥의 시간'을 선판매했다"며 리틀빅픽쳐스의 이중 계약과 일방적 계약 해지를 주장했다. 리틀빅픽쳐스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계약 해지"라고 맞섰지만, 콘텐츠판다는 지난달 말 법원에 국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계약해지 무효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받아들였다. '사냥의 시간'은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국내를 제외한 전 세계에 온·오프라인으로 공개될 수 없게 됐다. 결국 넷플릭스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10일 예정된 '사냥의 시간'의 콘텐츠 공개 및 관련 행사를 모두 보류했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트롤:월드투어' 스틸 [사진=유니버셜픽쳐스] 2020.04.13 jjy333jjy@newspim.com

오는 29일 개봉하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트롤:월드 투어'도 비슷한 이유로 개봉에 빨간불이 켜졌다. 통상 극장 개봉 영화는 2~3주간 유예 기간(홀드백)을 둔 뒤 부가 판권 시장에서 공개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드림웍스는 '트롤:월드 투어'의 극장·VOD 동시 개봉을 결정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와 롯데시네마는 곧바로 '트롤:월드 투어' 상영 보이콧을 선언했다. 특수 상황이긴 하지만, 극장과 VOD에서 동시에 선보일 경우 개봉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따르겠단 입장이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를 비롯해 그간 극장 개봉 유예 기간을 지키지 않는 넷플릭스 영화의 상영도 거부해왔다. 반면 지난해 넷플릭스와 손잡은 메가박스는 이번에도 '트롤:월드 투어'를 상영하기로 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OTT, VOD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극장 중심이던 영화 생태계가 무너졌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계속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극장은 한 몸처럼 공생하는 구조다. 각자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할 상황에 이런 갈등이 계속돼 씁쓸하다"고 아쉬워했다.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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