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실적 둔화가 계속되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정리,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OLED 부문이 타격을 입어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과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시각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 1분기 실적이 오는 29일 삼성전자를 통해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올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년 동기와 마찬가지로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손실 규모는 적게는 1500억원에서 많게는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추이. 2020.04.13 sjh@newspim.com |
1분기 실적은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적자를 낼 것이란 데에는 업계 이견이 없다. LCD 사업 부진과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형 OLED 수익이 둔화되면서 영업손실이 확실시 된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 업체들이 주춤하면서 LCD 가격이 반짝 올랐지만 이렇다 할 반사이익을 보지 못했다.
◆ 2분기, 코로나19로 또 적자 VS 일회성 비용 덕에 반등
관건은 2분기다. 2분기 실적 반등 여부에 따라 연간 실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흑자를 내면 하반기까지 순항하며 영업이익이 전년(1조5800억원)을 넘어서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하반기 수익성이 개선되더라도 상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이어 적자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에는 코로나19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되면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배경이 깔려있다. 스마트폰 생산 차질을 빚은 중국 업체들이 점차 OLED 패널 수요를 회복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적 하락이 예고된 것이다.
더욱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주요 고객사인 애플에 공급하는 OLED 패널량을 크게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아이폰 출하량이 당초 계획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매출 비중의 89%가량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OLED 패널 부문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패널 출하량 부진은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 2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에 힘입어 반등할 것이란 의견도 상당하다. 지난해처럼 고객사로부터 스마트폰 OLED 가동률 저하에 따른 손실 보상금을 받아 타격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 일회성 수익으로 어닝쇼크를 피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플렉서블 OLED 패널 주문이 줄어든 것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8억 달러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봤다.
올 초 애플의 아이폰 생산공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가동률이 저조했다. 공장 대부분이 중국에 있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지난해 아이폰 판매량이 2018년보다 저조했다는 점도 일회성 비용을 받게 된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하반기 나온 아이폰11 시리즈가 반짝 주목받기는 했으나 연간 판매량을 끌어 올리지는 못 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고객사로부터 가동률 저하에 따른 손실 보상금이 전년과 같이 발생한다면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유진투자증권 또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OLED 충당금 환입 효과에 힘입어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15.9%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보상금 전망은 단순 최근의 코로나19에 따른 것만이 아니라 지난해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했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며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점차 OLED 패널을 선택하는 스마트폰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정적 이슈들을 상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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