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지난 달 주주총회에서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포한 남양유업이 이달 1일부터 긴축 경영에 나섰다. 전 직원 대상 소모성 경비를 최소화하고 일부 관리자급 직원과 임원은 상여금 일부를 반납하는 등 대대적인 비용절감 시행이 골자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긴축경영 시행' 공고문을 공지했다.
남양유업 실적, 홍원식 회장 연봉 추이. 2020.04.14 hj0308@newspim.com |
◆남양 "경영위기, 긴축경영 시행"...경비 축소·급여 반납 동의서 배포
남양유업은 공고문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기 침체 및 자사의 매출하락, 영업이익 감소(적자발생) 등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의 장기화 시 추가적인 위기 발생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사전대비를 위해 긴축경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은 경영 활동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경비를 제외한 소모성 경비의 지출을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비용 축소 방안으로 현재 사용하는 경비의 지급기준과 범위를 축소해 운영한다.
영업 부서의 경우 업무추진식대를 기존 직책별 지급에서 인당 5만원으로 한정했다. 업무회의식대와 차량유지비는 기존 각각 월 1만5000원, 10만원에서 예산을 없앴다.
공장 직원들의 복리후생비 역시 월 1만원에서 8000원으로 삭감조치하고 통신비도 기존 5만원에서 3만원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팀장 이상급 관리자를 대상으로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총 9개월 간 월 상여의 30%와 하기휴가비 50%를 반납 받는다.
대상자들에겐 긴축경영 시행관련 공지문과 '급여 반납동의서'를 전달했다. 급여 반납 대상은 팀장 이상급 관리자로 100여명 정도 알려진다.
동의서에서 '회사 경영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본인의 자유의사'를 강조하면서도 '..(중략)반납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쓰고 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남양유업] |
◆홍원식 회장 연봉 16억..."오너·경영진 책임 찾을 수 없어"
이번 긴축 경영 시행을 두고 내부 직원들은 반발이 큰 상태다. 직원들에겐 고통을 분담하는 긴축경영을 시행하면서 오너와 경영진이 나서 책임을 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서다.
실제 지난 달 남양유업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연봉은 무려 16억원을 웃돌았다. 작년 남양유업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95% 줄어든 4억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긴축경영 시행 직전인 올 초 권고사직과 직급 세분화 등 조직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어 내부 사기는 바닥인 상태다.
앞서 남양유업은 권고사직 대상자에 대해 일정기간 기본급을 받고 퇴사하거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방 지점으로 발령을 냈다. 특히 이번 권고사직 대상에는 10여년 차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직급체계 변경도 진행했다. 기존 남양유업 직급 체계는 '사원→대리→과장→선임과장→차장→부장' 이었지만 올해부턴 '사원→대리→과장→선임과장→차장대우→차장→부장대우→부장' 등 구조로 승진한다.
이에 올해 정기인사에서 A부문장은 부장대우로 B본부실장은 차장대우로 승진했다.
한 남양유업 내부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급여 반납 동의서를 받고 있지만 연초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 직후 긴축재정을 시행하고 있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비상시국인데는 동의하지만 말단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인식이 내부에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일부 관리자급 직원과 임원들의 급여 일부 반납과 관련해선 현재 취합중이며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동의서를 배포한 것은 자발적 참여의사 확인을 위한 절차 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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