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코로나19로 일본에서 외출·통근 자제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SNS에서는 '코로나 이혼'이 이슈가 되고 있다고 14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집에서 보낸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 간의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늘어 이혼을 택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도를 비롯한 7개 지역에 코로나19(COVID-19) 긴급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도쿄 최대 쇼핑 및 유흥가인 가부키초 거리에 평소보다 행인들이 줄었다. 2020.04.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일본의 트위터에서는 '코로나 이혼'이라는 키워드가 있는 글이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 "남편의 재택근무로 수입이 줄었고 말싸움이 잦아졌다", "소규모 술자리라 참가해도 된다고 하는 남편. 위기의식이 낮아 실망" 등 불평을 토로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도쿄(東京)에 거주하는 30대 맞벌이 부부는 둘 다 재택근무를 하게 된 데다 7세 딸도 휴학으로 집에만 머무르게 됐다. 아내는 "거실에 밀집해있는 상태"라며 "집이 넓지 않아 화상회의라도 하게 되면 회사 기밀 문제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두 부부는 지금까지 잘 분담해왔던 집안일로도 쉽게 다투기 시작했다. 아내는 "외출을 하지 않으니까 화젯거리도 없고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부부의 이혼을 막기 위해 '임시 피난소'를 연 사업자도 있다. 호텔·민박을 전국에 운영하는 '가소쿠'(カソク)는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밖에서 지내고 싶은 사람들 전용으로 1박에 3000엔~2만엔, 월 단위로는 7만~65만엔으로 방이나 집을 빌려주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벌써 80건이 넘는 문의가 왔다고 한다. 고객은 30~50대 남녀가 대부분으로 "지금 당장 5월까지 임대하겠다"라는 문의도 많다.
신문에 따르면 가소쿠의 아라이 게이스케(新井恵介) 사장도 '코로나 이혼'의 피해자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동거하고 있던 연인과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출 자제의 영향은 일본 만이 아니다. 유엔(UN)은 지난 7일 도시봉쇄를 하고 있는 나라에서 가정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싱가포르와 키프로스에서도 관련 상담이 30% 가량 증가했다. 각국 자선단체는 여성과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긴급보호시설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물론 가족 간의 유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40주년을 맞이한 결혼상담소 오넷(オーネット)에서는 '혼자서는 불안',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다'라는 상담이 몰려들고 있다.
도쿄에 위치한 결혼상담소 마리미(マリーミー)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직후 결혼 상담이 20% 늘어났다. 우에쿠사 미유키(植草美幸) 마리미 사장은 "9년 전인 동일본 대지진 때도 상담이 늘어났었다"며 "사회적 위기를 계기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에쿠사 사장은 함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갈등을 빚는 부부에게 있어서 코로나19는 서로를 마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함께 요리를 하거나 청소를 해 정을 쌓아가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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