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두산이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해 다수의 인수 후보자들과 접촉에 나섰다. 두산이 원하는 매각가는 9000억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두산솔루스 지분 61.3%를 공개매각 하기로 결정하고 후보자들에 인수를 제안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신한울 원전 1호기용 발전 터빈 [사진=두산중공업] |
두산솔루스는 지난해 10월 두산이 소재사업을 인적분할 해 설립한 회사로, 동박·전지박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0~12월 3개월간 매출액 700억, 당기순이익 45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두산은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 두산솔루스 지분 51% 매각을 추진했으나 결렬됐다. 논의된 매각 대금은 6000억원 정도로, 가격이 너무 낮다고 판단한 두산그룹이 협상을 중단했다.
이번에는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하면서 매각 지분도 61.3%까지 끌어올렸다. 두산 보유지분(16.8%)과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44.6%) 전부를 매각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의 가치도 확실하게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두산이 원하는 가격은 9000억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경쟁입찰을 붙일 경우 가격은 더 받을 수 있으나 매각과정에 시간이 필요해, 현재 두산의 상황상 조기매각을 시도하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자산에 대해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두산이 인수를 제안한 후보자로는 삼성SDI, SKC, 포스코케미칼 등이 거론된다. 2차전지와 동박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이다. 동박 사업은 설비가격 대비 판가가 낮아 자금회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인수하기 어렵다.
SKC는 지난해 동박업체 KCFT를 1조2000억원에 인수했던 만큼 다시 M&A를 추진하기엔 무리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 사업을 보유한 포스코케미칼이 시너지 확대를 위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며 "앞서 SKC가 KCFT를 인수할 때도 포스코가 관심을 보였었다"고 전했다.
다만 시간이 지연될수록 두산에는 불리한 상황이어서 두산이 원하는 '9000억 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솔루스는 애초에 매각을 계획하고 분할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며 "수년째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을 시장에서 뻔히 알고 있는데, 가격 협상이 제대로 될 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매각 소식과 함께 두산솔루스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10일 사모펀드 매각설이 돌면서 주가는 하루만에 20.2% 폭락했다가, 공개매각 전환 소식이 전해진 14일에는 13.7% 급등하기도 했다. 17일 두산솔루스 주가는 전일비 0.78% 오른 3만23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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