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44년 만에 처음으로 침체한 가운데 미국 경제의 회복은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느린 소비지출 확장세는 브이(V)자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거리가 행인 없이 조용하다. 뉴욕주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대응책으로 자택 대기령을 발령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29 |
17일 중국 국가통계청은 중국 경제가 1분기 전년 대비 6.8%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 집계 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이다.
충격적인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발표됐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소비 관련 지표에 더 주목했다. 중국의 소매 판매는 3월 1년 전보다 15.8% 급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비가 8%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는 이보다 더 큰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모건스탠리의 로빈 싱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표는 제조업 부문보다 소비 수요 회복이 상당히 더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날 마켓워치는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과 비슷하게 실망스러운 회복을 보여준다면 중국보다 소비에 대한 비중이 높은 미국의 경제 회복에 매우 안 좋은 소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이 70%로 중국보다 훨씬 높다는 점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전날 발표된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2%의 응답자는 향후 7일간 생활필수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만 집을 떠나거나 집에만 머물겠다고 밝혔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웨인버그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보다 덜 끔찍한 경험을 했다"면서 "우한과 후베이성 인근 지역에 대한 극도의 봉쇄는 소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웨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험을 미국에 적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면서 "그들은 바이러스를 특정 지역에서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웨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결론은 미국의 주요 산업과 기업들은 이번 봉쇄로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의 높은 서비스업 비중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의 회복이 중국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된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전날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층과 대화에서 그들은 서비스업을 걱정한다"면서 "식당은 완전히 열지도 않았고 검사를 하면서도 아마도 30%만 정상 영업중"이라고 지적했다.
핑크 회장은 이어 "우리는 서비스업 비중이 크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제대로 가동되는 것은 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가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윌리엄스 총재는 "팬데믹(pandemic·대유행)이 지나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재가 완화된다고 해도 사람들이 비행기나 기차를 타거나 영화관이나 콘서트에 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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